동네 슈퍼,
진열대 끝에서 초코파이 하나가
나를 빤히 바라본다
"아저씨, 저 기억 안 나세요?"
아주 먼 잔상 하나
눈물 방울 되어 뚝 떨어진다
스물두 살, 군복 입고
훈련소 연병장 뒹굴 때
배는 늘 비어있었다
훈련 3주째 저녁,
하늘에서 축복이 내려왔다
“오늘, PX 이용 가능.”
헐레벌떡 달려가
초코파이 열 개
난닝구 속에 숨겼다
금괴를 밀반입하듯
심장은 쿵쾅거렸고
걸음은 더 빨라졌다
도착지는 화장실
나만의 만찬장 문을 잠그고
조심스레 포장을 뜯었다
오, 아름다운 세상이여
작은북이 가슴 두드리는 동안
열 개가 순식간에 미끄럼을 탔다
그랬었지
날 알아본 너를
내 차 뒷좌석에
초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