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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비스톤 Aug 13. 2023

등산로에서 만난

이쁜 민달이

비 그친 다음 날

팔공산을 올랐다.


갓바위에서 삼배하고

동봉으로 가는 등산로

바위틈을 지나가는데

민달팽이 가족이

눈에 들어왔다.


민달이 엄마가 무슨 얘기를

하고 있는 것 같아서

귀를 가까이 대고 들어보았다.


얘야, 새소리가 들리면

이렇게 급히 허리를 꺾어

숲 속으로 도망쳐야 해

엄마 따라 해 봐


민달이가 힘겹게 허리 꺾는

연습을 한다.


그때 등 뒤에서 짹짹

산새소리가 들렸다.


지금 이 둘을 숲 속 안 보이는

곳으로 옮겨놓아야 하나


그냥 가면 저 놈이...


지금 자식 교육 중인데


옮길까 말까 생각하며

한참 바라보고 있었다.

(사진 : 헤비스톤)


표지사진 : Da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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