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울산지역에 비가 내렸다.
그토록 기다리던 눈산행 기회가 왔다. 아침에 배낭을 챙겨서 가지산으로 달려갔다.
평일인데도 등산로 입구에는 차들이 꽉 차있었다.
등산로 초입부터 하얗게 깔린 눈을 밟으니 흥얼흥얼 신이 났다.
지난해 겨울에는 비가 자주 와서 영남알프스 9봉 중 7봉에서 눈을 밟았다.
올겨울에는 비가 좀처럼 오지 않다가 마침내 학수고대하던 비가 내렸다.
등산로 중턱에 있는 육백여 개의 나무계단을 올라서자 눈꽃, 설화, 상고대의 절경이 펼쳐졌다.
중봉에 오르니 정상부는 운무로 둘러싸여 시야에 들어오지 않았고, 쌀바위 쪽에서 언뜻언뜻 푸른 하늘이 고개를 내밀었다.
정상에 올라서자 바람이 세게 불었다.
얼른 사진을 찍고 대피소로 갔다. 뜨끈한 라면을 시켜서 가져간 맨밥을 말아먹었다. 꿀맛이었다.
대피소를 나와서 주위 경치를 들러보고 있을 때
잠깐 구름이 걷히면서 능선이 얼굴을 드러냈다.
급하게 폰을 눌렀다.
하산길
여유로운 발걸음에서 보는 경치는 더 멋있었다.
잠시잠시 햇빛이 비칠 때면 산군이 시야에 들어왔다.
콧노래 부르면서 내려오고 있는데 갑자기 바람이 후우욱 불었다.
순간, 후드드득하고 나뭇가지에 얼어붙어있던 눈꽃이 떨어졌다.
아직도 떨. 어. 지. 고. 있. 다.
영화 <봄날은 간다>에서
벚꽃이 떨어지듯이
꽃비가
흩
날
린
다
(흩날리는 얼음꽃)
2026. 2/25, 가지산 눈산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