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는 소리가 들리는 따뜻한 날 오후, 호숫가를 걸었다. 바람이 산들산들 발걸음도 가벼웠다. 목련 꽃봉오리가 활짝 터진 곳에서 눈길이 멈추었다. 사람들이 둘러서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사람들 틈에 서서 아름다운 자태에 취해 있는데, 꽃향기 사이로 들려오는 소리... 우는 소리?, 누가 우는 소리 같았다. 고개를 돌려 소리 나는 쪽을 보니 저쪽 벤치 밑에서 두 플라스틱 컵이 울고 있었다.
“그대의 따뜻한 입술이 그리워요, 어디 가셨나요?”
푸른 별이 몸살을 앓고 있다는 걸 실감하는 요즘이다.
어느 날, 환경 보호 다큐멘터리 방송을 보고 나서 나 자신도 환경보호 활동에 동참하기로 했다. 최우선 실천사항으로 ‘일회용 플라스틱 컵 안 쓰기’를 2022년 새해결심 항목에 추가하고 연간 실적을 체크하기 시작했다.
1인 하루 2회 사용 안 하면 한 달에 60개, 1년에 720개.
1000만 명이 동참하면 1년에 72억 개.
우선 텀블러부터 구입했다. 용도별로, 개인별로.
(제일 큰 애가 앞에 서고 일렬로 나란히! 빨. 주. 노. 초. 파, 남.보!)
지구 환경보호 활동 내용과 정보를 얻기 위해 ‘그린피스‘에 가입했고, 울산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 환경보호 전문과정‘ 교육을 이수했다. 조금씩 ‘환경’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시장바구니와 분리수거 용기도 마련했다. 지금, 지구가 심각하게 병들어가고 있다고 한다. 한 사람의 조그만 실천이 절실하게 필요한 때다. 지금부터 가족, 친구. 지인들에게 좀 귀찮게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