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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세상을 보았다

자전거 라이딩

by 헤비스톤

다른 세계가 펼쳐졌다.


등산에 푹 빠져서 영남알프스를 자주 올랐다.

신불산을 등산하면 주로 임도로 내려오는데, 가끔 올라오는 자전거와 마주친다.

라이더는 죽을힘을 다해 올라온다. 서로 스쳐 지나갈 때 묘한 기분을 느낀다.


자전거를 타고 강변을 달리고 싶었다.

초보자들이 타는 착한 가격의 자전거와 헬멧, 안장, 장갑을 샀다.

가까운 강변 자전거 도로로 나갔다.


달렸다.

또 하나의 세상이었다.

등산때와 다른 속도감 속에서 '신 세계'를 보았다.

들판이 손짓하며 나를 반겼다.

산행 때는 안 보이던 여러 친구들이 미소 지으며 휘파람을 불렀다.

(낙동강변, 금호강변)




바람이 부는 들판을 달린다

나의 노래에 억새들이 춤을 춘다

시간은 멈추고 세상은 내 것이 된다

(금호강변)


계절마다 열리는 자연의 축제

금계국, 벚꽃, 유채꽃, 청보리...

자전거를 멈추고 잠시 향기에 취한다

(낙동강변, 금호강변)


지붕에 구름이 걸렸다

나무에 구름이 걸렸다

나는 구름 속을 달린다

(강정보 디 아크)


태양이 산 뒤로 몸을 숨기자

하늘은 황금빛으로 물든다

나는 그리움을 안고

구름 위로 날아오른다

(낙동강변, 금호강변)


라이딩을 마칠 때쯤

달빛 아래 목련이 눈부시다

바람의 속삭임에 살짝 얼굴을 붉히면

달님도 따라 웃는다


낙동강변을 달릴 때는

일몰 때를 맞추어 사문진 나루터로 간다

해넘이가 나를 부른다


그대가 그립다




내년 봄에는 벌들의 비행과 함께 자전거를 타고 싶다.


사진 : 헤비스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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