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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su Feb 01. 2024

눈물을 참고 싶어하는 사람

그래도 힘들면 어떻게 해 울어야지


너는 힘들 때 어떻게 하니, 엉엉 우니 아니면 집에 가서 누워 버리니, 위로를 받니, 라는 물음들에 나는 슬플때면 가끔 눈물을 글썽거린다고 말했다. 아주 뜬금없는 상황에서 말이다. 혼자 뚝배기 불고기를 먹다가, 친구와 얘기를 하러 카페에 가다가, 주변 사람이 힘들겠다. 라고 말을 툭 던졌는데 그게 내 서글픈 마음을 톡하고 자극했다던가. 눈물이 맺혀서 주르륵 흘러내릴 정도가 아니면 그래도 버틸만한 정도라는 뜻이다. 굵은 눈물이 맺혔다가 떨어지는 것을 눈을 힘껏 감아도 맛을 수 없다면, 그 땐 나는 아마 아주 지쳐서 휴식을 취해야 하는 상황에 마주하였을 것이다. 다행히 그런 적은 많이 없다. 그 때는 이미 마음이 너덜너덜해졌을 때일 것이다. 그 눈물은 아무리 손을 뻗어도 붙잡을 수 없다. 

눈물에는 다양한 의미가 있다. 슬퍼서, 기뻐서, 화나서, 당황스러워서 등등 상황마다 다른 의미가 있는데, 나는 슬퍼서 우는 눈물이 정말 정직하다고 생각한다. 그토록 격앙되었던 감정도 두 눈에서 액체 몇 방울 흘리고 나면 가라앉는다. 인간의 감정이라는 게 참 신기할 따름이다. 마치 체했을 때 엄지손가락을 따면 피가 돌고 아프던 몸도 괜찮아지는 것처럼, 눈물도 막힌 감정을 뚜러뻥같이 시원하게 뚫어주는 역할을 하는게 아닐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남들 앞에서 우는 것이 부끄럽다. 그래서 눈물이 나려고 할 때면 참으려고 눈을 지긋이 감는다. 눈물이 나게 하지 않으려고 손바닥으로 두 눈을 누른다. 그래선지 사람들은 내가 하품을 한건지, 졸려서 그러는지, 눈이 아픈 건지 구분하지 못한다. 오히려 다행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사람들은 나를 걱정한다. 왔다갔다 하는 게 괜찮냐고, 피곤하고 가끔은 쉬고 싶지 않냐고, 힘들면 말하라고 말이다. 여러가지 마음이 공존하는 것 같다. 이 정도 힘듦은 아무것도 아니다, 더 강해지고 싶다는 생각과 반대로 가끔은 다 내려놓고 어리광 부리고만 싶은 마음.


그래서 난 번갈아 한다. 겉으로 아무 티도 안 내다가도 한계치에 다다르면 찡찡대기도 하고 그래서 배려받기도 한다. '나 힘들어요.' 하고 티내기도 하면 진정한 나를 발견한다. 내가 정말 힘에 부치는지, 괜찮은 척 하고 있는 건지. 그 위로를 받고 나는 감동의 눈물을 흘린다. 가끔은 눈물을 흘려도 괜찮은 것 같다고, 생각도 한다.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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