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by 김준완

입술의 문제를 풀자 입술이 생겼고
눈의 문제를 풀자 눈이 생겼다
코의 문제를 풀자 비로소 숨이 트였다


광활한 대지에 설 자리 없던 생명은
중력의 문제를 풀려 뼈를 깎았다
지진 같은 발걸음으로 땅을 누르며
공룡은 제 두려움의 크기만큼 몸을 불렸다


하늘이라는 벽에 가로막힌 것들은
추락의 문제를 풀려 깃털을 벼리고
심장 소리마저 가벼운 날개가 되었다


인간 또한 그러하여
아직 풀리지 않은 문제 앞에서
자신의 다음 몸을 상상한다


내 문제를 해결해야 비로소 내가 된다는 것을
살 위에 뼈를 심으며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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