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심의 낮잠

by 김준완


목젖이
혀를 미워하는 동안
안쪽에서 헐거운 비명이
벽돌처럼 쌓이는 동안

짜장면이
노란 장미를 싫어한다는 소문이
검고 끈적한 식탁 밑바닥을
바퀴벌레 발자국처럼 훑고 지나가는 동안

이 모든 파열과 증오의 사건들이
한낮의 정적을 갉아먹고 있다는 것을
볕 잘 드는 창가,
동그랗게 몸을 말고 졸고 있는 고양이는 알 수 없다

세계 한쪽에서
말을 잃은 혀가 차갑게 식어가고
꽃을 시샘하는 검은 면발들이
제 풀에 불어 터지고 있어도

고양이는 그저
꿈속에서 투명한 수염을 까닥이며
누구의 미움도 묻지 않은
평화로운 그림자를 핥고 있을 뿐이다

월, 목, 토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