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도입
나는 잠이 듭니다
그때를 기다린 고양이는 새벽이 될 때까지 난간 위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내가 일어나서 에스프레소 한잔을 입에 대는 모습을 보고 나서야 깊은 잠에 빠져듭니다
나의 새벽의 일상이 고양이에게 또 다른 세계를 건너는 일종의 예배입니다
식욕처럼 말하고 싶은 욕구를 가진 붉은 골짜기(입술) 안에 작은 짐승(혀)이 울고 있습니다
저울도 되고 때로는 거울도 되는 감각의 지도(혀)인 너는
세계가 분화되는 일 없이 굴러가게 하는 지난한 일을 쉴 새 없이 합니다.
죽어가는 화분에 물을 주는 일 따위와는 비교도 안될 만큼
영장류로서의 위상을 보여줍니다
그런 네가 잠을 깨면
가장 빛나는 별이 되고 싶은, 하루의 욕망을 가지고 허겁지겁 찾는, 거칠고 숨 막힌 사바나의 세계입니다.
더 이상 뒤로 물러설 수 없는 최후의 보루입니다
작은 밤의 그릇 같은 에스프레소 잔을 도도하게 때론 경건하게 엄지와 검지 사이에 끼워 넣습니다
무너진 시간의 조각 같기도 하고
마음을 베는 칼날 같기도 한 너(에스프레소 )는
고양이 눈 속의 너를 꺼내 나에게 바치는 헌화를 통해 새벽 예배를 마무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