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수면의 수위가 목구멍까지 차오르면
어둠의 배합률을 정교하게 다듬어 삼켰다
불안의 치사량에 도달하기 위하여
나를 지우기에 가장 알맞은 농도로
잠 속의 나는 자주 침몰하는 선체(船體)였다
기억의 부식된 파편들이 혈관을 긁으며 지나갈 때
심장 소리는 모래알처럼 서걱거렸다
그것은 분명 죽음에 가까운 농도였으나
햇살은 매일 아침 무례한 칼날로 들이치고
소화되지 못한 생각들을 뱉어내며
나는 맨땅 위에 파닥이는 물고기가 되어 깨어난다
죽지 못한 문장들이 비릿한 허기가 되어
생존의 안부 (安否)를 물어오는 비정한 아침
삶은 치사량의 생각을 먹고도
우연히 살아남은 상태
그 질긴 우연을 나는 생이라 부른다
덜 깬 꿈의 잔해를 외투처럼 걸친 채
살아남은 자의 무심한 권태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삶의 눈꺼풀이 말을 걸어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