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ay
나는 터널처럼 외로웠다, 새들은 나한테서 날아갔고,
밤은 그 강력한 침입으로 나를 엄습했다.
살아남으려고 나는 너를 무기처럼 벼리고
내 화살의 활처럼, 내 투석기의 돌처럼 벼렸다.
파블로 네루다의〈한 여자의 육체 〉 의 일부다.
그는 외로웠음이 분명하다.
그의 글이 터널처럼 외로웠다고 말하고 있는 것을 보면 그렇다
하지만 생각해 볼게 하나 있다
내가 누군가를 사랑한다고 할 때 내가 사랑하는 것은
그 사람에 대한 편견과 기대라는 관념을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모든 것은 관념일 뿐이다
외로움도 사랑도 다 어떤 관념이지 실재가 아니다
그리고 우리는 마음을 비울 수도 없다
달리 표현하면 관념을 어디 버릴 수도 없는 것이다
결국 모든 인생은 바꿀 수 없다.
내가 나로 있는 한.
하지만 인간은 두 가지 할 수 있는 게 있다
하나는 자유란 멀리 어디서 투쟁해서 가져와야 하는 게 아니고, 자신이 바로 자유다
왜냐하면 자신이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관념을 없앨 수는 없는데 관념을 바꿀 수는 있다
예를 들면 기독교에서 예수의 십자가의 수난이 인간의 부활을 가능하게 한다
불교에서 고통이 없다면 고통의 소멸에 이르는 길도 없다는 사성제도 동일하다
관념을 바꿔서 세상을 다르게 보게 되는 것이다
사람들이 성장하기를 원하고, 달라지기를 원하며, 행복하기를 원한다면
자유의 주체인 내가 나의 생각을 바꾸는 방법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
그런데 내가 나로 있는 한 관념은 바꿀 수 없는 것이고
읽고 쓰는 행위의 반복은
내가 나로 있지 않고 반복된 읽고 쓰는 행위를 통해 차이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즉 그때 관념이 바뀌는 것이다.
하지만 관념이 바뀌면 옳은 것이냐는 또 다른 얘기다
그것 또한 관념일 뿐이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