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립하지 않는 것들

by 김준완


① 계란

샛 노랗고
반 투명한

달걀의 내용물이
모든 경계에 존재하는
자신의 외형을
요구하는

아침

형태는
뒤로
물러 서 있고

대칭은
항상
나중에
온다

나는
그 어긋남을
바라볼 뿐

생명은
설명보다

먼저
비켜서

있다

② 고양이의 눈

고양이는
시간의 틈 위에서
나를 본다

그 눈은
좌우로
닫히지 않은 채

빛을 받아
다른 계산을
하고 있다

나는
그 빛을
붙잡으려 했지만

말은
항상
늦다

고양이의 눈을
내 눈에 담았다고
말하는 것이
부족해서

입에 넣고
끝없이
굴린다

본 것과
삼킨 것 사이에서
아직

③ 종아리

내 종아리는
언제부터
내 종아리였을까

생각보다
먼저
와 있던

존재

나는
그 존재를
부르지
않았다

다만
붙어 있었다

④ 허수

계산되지 않는 것들이
먼저
나를 통과했다

결정되지 않는 안쪽
삼켜지지 않는 눈
늦게 도착한 종아리

나는
그것들을
진실이라
부르지 못하고

거짓으로도
밀어내지 못한 채
살아왔다

허수는

틈 속에서
무너지지 않게 하는

그래서 나는
정확해지지 않는 쪽으로

남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