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ay
〈 마음의 문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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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를 말할 때 " 잊지 않고도 용서할 수 있으며 용서하지 않고도 화해할 수 있다"라고 말한다.
이런 멘트는 칸트류의 명제이다
"해야 하므로 할 수 있다"는 식의 명제는 윤리적, 종교적, 도덕적 관점에서, 한마디로 기계적 나르시스에 빠진 체계성의 산물이다
체계는 자동 생산한다
관계가 중요하지 않다. 늘 몸이 무엇을 말하는지 신경 쓰지 않는다
체계는 그저 체계 그 자체의 안정을 도모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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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몸의 문제 〉
관계 속에서 상처를 입은 자는 진실에 가까이 다가갔을 때는 격한 분노와 놀라움이 치밀어 오르는 것이다
그렇기에 용서는 생각을 다지거나 기억을 재배치하면 해결되는 그런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몸의 문제다
따라서 근본적 불화의 문제다
얻어맞고 그 맞은 상처를 스스로 핥아야 하는 식으로 어떤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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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는 알고 보면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 어떤 것일 때도 있다
그때 용서는 그저 불가능한 것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