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리품

by 김준완

비릿한 생존의 맛이 흘러나온다
짐승의 습성으로
욱신거리는 멍자국을 핥아 내리는 밤


​아픔은 정직하게 살점을 파고드는데
비겁한 머리는 벌써
매끄러운 단어 하나를 지어낸다
성급히 수습한 얼굴 위로
'용서'라는 가면을 덧씌운다


​그것은 자비가 아니라
패배한 자가 자존심을 지키려 훔쳐온
초라한 전리품일 뿐


​몸의 울림은 여전히 비명을 지르는데
나는 고결한 성자라도 된 양
가장 비굴한 방식으로
나를 속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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