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Ⅰ. 애꾸눈 선장 (절삭의 바다)
푸른 산호초 같은 심장을 달고
바다 냄새를 퍼 나르던
애꾸눈 선장
그의 입김에서
파도가 굳고
고래는
겨울의 방향으로
몸을 접는다
갑판 위
모든 것들이
손질되지 않은 생선처럼
차갑다
나는
닻이 잠기는 소리만
듣는다
Ⅱ. 다섯 번째 계절 (광장의 영토)
주름이 파도처럼
얼굴을 쓸고 지나간다
턱을 괴고
무심히 밖을 보면
얼핏 보이던 누이는
사라진 지 오래다
유령처럼 속삭이던
자아들도
이제는 자취를 감췄고
얼굴에는
다섯 번째 계절이
겹쳐 있다
감옥에 갇혀 있던
수천 개의 마음이
무당의 칼춤처럼
휘파람 부는 세상으로
흩어진다
생각지 못한
이름 모를 사람들이
마음에 걸리기 시작한다
그들이
가렵지는 않은지
밤새 너무
야위지는 않았는지
아무렇지 않게
먹고 자고
일어났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