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피의 측정

by 김준완

여자는 누이로 남고
누이는 매일 가벼워진다


너의 안부는 이제
발등 위에 떨어지는 그림자의 농도 같은 것


나는 매일 아침 너의 부피를 측정하려다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소금기만 핥는다


어제는 어깨가 사라졌고
오늘은 너의 목소리에서 모음(母音)들이 먼저 증발했다

남겨진 자음들이 마른 모래알처럼
내 방바닥을 서글프게 서성거릴 때


문득
두려움이 먼저 온다


완전히 가벼워진 네가
어느 날 오후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공기 중에 섞여 내 폐부로 불쑥 들어와 버릴까 봐


너를 들이마신 내가
너 대신 무거워져야 하는 날이 올까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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