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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nnybonny Jun 02. 2018

2. 여전히 반대말 놀이

김선우


행복과 불행이 반대말인가
남자와 여자가 반대말인가
길다와 짧다가 반대말인가
빛과 어둠
양지와 음지가 반대말인가
있음과 없음
쾌락과 고통
절망과 희망
흰색과 검은색이 반대말인가

반대말이 있다고 굳게 믿는 습성 때문에
마음 밑바닥에 공포를 기르게 된 생물,
진화가 가장 늦된 존재가 되어버린
인간에게 가르쳐주렴 반대말이란 없다는 걸
알고 있는 어린이들아 어른들에게
다른 놀이를 좀 가르쳐주렴!



김선우 시집 <나의 무한한 혁명에게> 중 발췌함.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어른은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다. 그건 비판이 아니다.

미 성숙한 어른에게 던지는 시인의 뼈 있는 문장은 딱 떨어지는 운율처럼 마음에 툭 툭 닿는다.


#1일1시 #100l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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