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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로나 Apr 06. 2021

oo 엄마로 잘 지내는 것

내가 있어야 할 시간, 새벽.

잘 살고 싶어 지는 마음이 충만해지는 이 시간.

지금의 이런 시간들은 미래의 어떤 날에 반드시 힘이 되어줄 거라 믿는다.


그냥 온전히 '나'로 있는 이 시간을 보내고 나면,

 oo의 엄마로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게 된다.

오늘 모닝 페이지에서 반복해서 썼던 단어는 외로움이었다. 내가 겪은 외로움은 어떤 것이 있을까.


아이 엄마가 되고 두 아이를 데리고 다니기 시작한 그 시점. 뭐가 그렇게 버거웠는지 나는 늘 힘들고 외롭고 괴롭고 서글펐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고, 속에서 해결되지 않는 여러 가지 문제들이 엄마가 되고 나니 더 명확하게 드러났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건 육아로 인해 생긴 어두운 기운이 아니다. 그건 원래 나의 문제였다.


두렵기도 했다. 엄마인 내가 엄마로 어떻게 지내야 하는지 말이다. 아이를 위해서 아이 친구 엄마랑 더 친밀하게, 친절하게 지내야 하는 건 아닐까. 나도 저기 저 무리에 들어가서 시간을 보내야 하는 게 맞는 것이 아닐까...라고 매일을 고민했었다.


하지만 그 고민이 행동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그저 여건이 되는대로 하루하루를 보냈다. 놀이터만을 고집하지 않는 아이가 원하는 대로 여기저기 따라다니며 보낸 시간들도 있었다.


놀이터 말고 어디 갔다 오냐는 질문들, 유모차에 이것저것 가지고 다니는 우리를 궁금해하는 시선들, 그런 것들에 나 혼자 불편해하던 지난 시간들이 지금은 그냥 웃으며 떠올릴 수 있는 추억의 한 장면이 된 것도 놀랍다.


시간이 지난 만큼 나의 삶도, 마음도 많이 편안해졌다. 요즘은 가끔 아이 친구 엄마들과 산책하고 커피 한 잔을 마시고 들어오는 오전을 보내기도 한다. 몇 년을 인사와 간단한 안부만 주고받으며 지낸 그 시간이 있었기에 지금처럼 자연스럽게 서로를 대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말이다.


아직은 아이들의 이야기가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함께 걷고 소소한 일상을 공유하며 천천히 친해지는 사이가 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결국은 또다시 외로운 시간은 찾아온다. 그 시간을 겁먹지 말고 나대로, oo의 엄마대로 잘 살아가면 되는 거겠지.


이 세상 모든 엄마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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