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세차이의 사랑이란

진짜 사랑하시나요?

by 지구별여행자

리모콘을 들고 이리저리 돌려보던 중 예약된 프로그램이 있어 멈추고 시청하게 되었다. 유튜버에서는 이미 유명세를 타고 알려진 74세 아내와 38세 남편의 다정한부부 이야기였다. 먹방을 찍어 올린다는 이 부부에게 쏠린 관심이 어느새 의심으로 바뀌어 시청자들이 진실을 알고 싶다고 문의전화를 한 계기가 프로그램의 시작이었다. 형편은 넉넉하지 않지만 서로를 누구보다 의지하며 부부로 지내온 시간이 무려 8년이라는 이들 다정한부부에게 쏠리는 시선은 격려와 응원이 아닌 의심과 야유와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댓글들이었다.


제작진은 우선 두 부부의 일상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누가 보면 정말 늦둥이를 둔 엄마와 아들? 아니면 할머니와 손자로 보기 딱 좋을만큼의 나이차로 보이고 실제로도 그랬다. 서른여섯살이라는 나이차가 보여주는 그들의 모습에서 의심은 시작될 수 밖에 없었다. 아내는 다방을 운영하다가 코로나 여파로 손님이 끊겨 일을 할 수 없다고 했고 쉬는 시간이 많아지자 그냥 소소하게 먹는 일상을 보여주고 싶어 남편이 올리게 된 유튜브가 이렇게 화제가 될거라고 생각지 못했다고 했다. 아내는 요리를 했고, 그걸 남편과 먹는 모습을 구독자들에게 보여주고 우리가 이렇게 부부로 사랑을 하며 살아간다고 당당하게 말하고 있었다.


믿을 수 없다는 댓글들이 이어졌고, 다음 회차에서 이들은 구독자들이 믿지 못한다고 하니 찐하게 스킨십을 하자며 뽀뽀하는 모습을 스스럼없이 보여주기도 하며 진짜 부부라고 인정해 달라며 호소하고 있었다.

사랑에 나이가 무슨 상관이겠냐마는, 정말 이들이 진정으로 서로를 생각하는 사랑이라면 얼마나 용기있다고 생각할까 싶은 마음이 들다가 뭔가 다른 이유가 있지 않을까 하는 의심의 마음도 들었다가 아니, 근데 저들이 둘이 좋다는데 시청자들이 구독자들이 제 3자인 우리들이 이렇게까지 상관을 해야 하는 일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사실, 부부는 혼인신고를 하지 않고 8년째 동거만 하고 있는 사이였다. 아내의 언니들이 젊은남자 인생 망치지 말고 정신차리라고 반대를 해서 혼인신고를 하지 못하고 살고 있다고 했다. 제작진은 아내를 두고 남편만 조용히 불러 정말 사랑하시는게 맞는지 진지하게 물었다. 남자는 사랑하니까 같이 살지 않겠냐고 버럭 화를 내듯 말을 이어갔고, 여느 부부들과 똑같이 일상을 살아간다고 했다. 그리고 아내가 여생을 사는 동안 지켜줘야 한다고 남자는 책임감을 이야기 하고 있었다.



바라보는 시선과 견해는 다를 수 있다. 여자가 과거에 어떤 사람이었든 어떤 일을 했든 남편은 중요하지 않다고 했다. 물론 사람마다 과거 하나쯤 없는 사람 없으니 그게 이들이 함께 하지 못할 이유가 될 수는 없었다.

하지만 남들이 보는 시선이 주변 가족과 친구들이 이 부부를 바라보는 마음이 편치 않은 것만은 사실인 듯 하다. 그도 그럴 것이, 여자는 과거에도 스물 두살이나 어린 남자와 지금의 남편과 살 듯 살았던 경험이 있었고 사랑으로 포장한 이용을 당했다고 과거의 남자는 인터뷰를 했다. 두 사람이 함께 할 수 있지만 진짜 사랑인지는 알 수 없는 이들 각자의 진심이 물음표로 남았다.


프로그램의 마지막은 결론이 없이 씁쓸함을 남겼다. 진실을 알고자 했던 취재는 답이 없는 결말로 마무리 되었고 그들은 방송 후에도 여전히 먹방 유튜브를 올리며 똑같은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

그렇다고 우리가 이들에게 돌을 던질 수 있을까를 생각해본다. 지금은 두 사람이 서로의 진심이 어떻든 어떤 마음으로 각자의 곁에 머물든 그것이 사랑이라고 하는데 반대하고 말릴 수 있단 말인지를.

물론, 사랑에는 국경도, 나이도, 인종도 없다. 있을 수도 없다. 하지만 진정한 사랑의 의미라는 것이 이 부부에게 맞는 말인지는 아직도 의문스럽기는 하다.

요즘은 연상연하 커플도 많고, 나이차이가 많이 나는 커플들도 많아지는 추세이긴 하지만 모두가 불편하다고 말하는 이들의 사랑이 어디까지 지켜질 수 있을지 궁금함을 남겼다.


나이차이가 주는 불편함이 아닌, 서로가 진짜 사랑이라고 하는 말로 함께하고 있는건지 그 의미가 주는 불편함일수도.

있는 그대로 본다면 사랑이겠지만, 색안경을 끼고 본다면

그 의미는 갖다 붙이기 나름이겠지. 중요한것은 세상사람들에게 보여지는 모습이 아닌, 서로에대한 진심이라고 생각한다. 적어도 진짜 사랑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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