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맘으로살아간다는 것

메일주신 두분을 위한 2020년 마지막포스팅

by 지구별여행자

네, 그럼요. 그럴 수 있죠. 충분히 궁금해 하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브런치를 시작한지 이제 한달 남짓 되어갑니다. 누군가에게는 이 공간이 그저 본인들의 일상 이야기가 그려지는 도화지가 될 것이고, 또 누군가에게는 살아오면서 겪는 나만의 에세이 형식의 글들이 쓰여질거에요.

하지만 이런들 어떻고, 저런들 어떨까요. 글이라는 건 내 마음이나 생각이 글로 쓰여져 많은 사람들과 공유를 하는 일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그저 글일 수있어야 하는거잖아요. 정보를 담든, 일상을 담든,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어도 글은 그냥 글일 뿐입니다. 물론 사실이 기반이 되어야 되겠지요.

처음 글을 올리고 받은 메일에서는 아이의 생일을 기점으로 생일축하 이야기를 올린 글에 대한 메일이었습니다. 열분의 구독해주시는 독자분이 아닌분이셨어요. 그런데 이 분은 꾸준히 제 글에 하트를 더해주시고 계셨습니다. 물론 다른 분들은 궁금해 하시지 않으실 수 있어요. 혹여 저의 이 글이 불편하실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브런치라는 공간에 어울리지 않을 수도 있어요. 저도 압니다. 하지만 브런치 안의 이 곳은 제 공간이니 이해부탁드리며 두 분을 위한 포스팅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약속이었으니까요.


처음에는 그저 호기심에 보내시는 메일일까 했었습니다. 그런데 두번째에 메일에서 연거푸 사과를 하시는 메일을 받고 한참을 생각했습니다. 전혀 부담스럽거나 당황스럽지는 않았지만 사실 개인적인 저의 이야기를 초면에 메일에 답장으로 구구절절 쓰기에는 개인의 문제라고 생각서였어요. 하지만 이 공간에서 제 글로 함께 공감해주고 계시는데 궁금하실 수도 있고, 알고싶으실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글을 쓰는 사람이고, 중간에 원하지 않게 농사도 지었고, 서울에서태어나 자라고 살아오다가 충남으로 이주를 해서 9년째 살고 있는 이방인이기도 합니다. 거기에 저는 아홉살 된, 내년이면 열살이 되는 딸아이를 혼자 키우고 있는 싱글맘이기도 합니다. 결혼을 기점으로 제 인생은 변곡점이 왔었고 아이의 엄마가 되기 전과 후의 삶으로 나누어지게 되었습니다. 아이가 어릴때엔 아이 핑계로 그리고 서울을 떠나오며 다시 서울로 가기 전까지는 글을 쓰지 않겠다고 마음 먹었다가 이제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는 일들이 조금씩 늘어나면서 저도 이제 제가 하고 싶었던 일을 조금씩 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옛날에는 이혼을 하고 혼자 아이를 키우며 사는 일이, 주홍글씨가 되어 비난 받을 일이었을지도 모르지만 지금은 개인주의가 많이 강해지기도 했고 둘이서 힘든 삶 보다는 혼자의 삶을 선택하는 사람들도 많아지는 시대이기도 하고 그게 흠이 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저 아이에게 아빠의 자리를 빼앗은 것 같은 자책이 순간 순간 들 때가 있지만 아빠의 빈자리라는 결핍을 채우고자 저의 인생이 불행해지는 걸 저는 선택하지 않았을 뿐이었어요.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에서는 엄마가 되서는 아이를 생각하지 않는다고 비난 받아 충분하지만 한 사람의 인격체로 본다면 저는 그냥 행복해지고 싶어서 선택한 저의 선택이고, 아이를 키우는 일은 저의 책임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힘든 순간이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입니다. 아이가 아플때, 어린이집에서 하원 후 느닷없이 자기도 목마를 태워달라고 한다거나 아빠와 함께하는 친구들을 보고 와서 이야기 할때도 아이를 달래느라 힘든 순간이 있었지요. 그때는 아이에게 어떻게 이 상황을 설명해 줘야 하나 고민스러웠는데 이 부분도 아이가 성장하면서 어느 순간에 자연스럽게 이야기 하게 되었어요. 아빠와 엄마는 같이 있으면 마음이 서로 똑같지 않아서 다투게 되어서 그보다는 그냥 너의 아빠로, 엄마로 있지만 함께 살 수 없는 것 뿐이라고 말이죠.

메일 주셨던 분 중 한 분은 이제 아이가 다섯 살이라고 하셨고, 남자분이신데 엄마를 찾는 아이에게 어떻게 이야기 해줘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셨는데 자연스럽게 이야기 할 수 있는 날들이 올거에요. 옵니다.

그러니 그때, 엄마에 대한 원망보다는 엄마도 떨어져서 살지만 너를 늘 생각한다고 이야기 해주시면 좋겠어요.


어른들의 원망을 아이한테까지 쏟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래요. 어른들의 문제이지 아이가 무슨 잘못이 있겠어요. 힘든 순간은 지나갑니다.

그래서 저는 요즘 시간이 약이 되어준다는 말에 정말 깊이 공감합니다. 어떻게든 견뎌지고, 버텨지고 또 지나가게 마련이니까요. 그 시간 안에는 힘든 순간만 있지는 않습니다. 내가 성장하는 만큼, 아이도 함께 성장해 줍니다. 세상의 모든 싱글맘, 싱글대디 분들을 응원합니다.



특별할 것 없는 글들에 공감해주시고,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답장의 메일보다는 이 글이 저에게 메일 주신 두 분에게 힘이 될 수 있는 답장이 되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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