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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구별여행자 Mar 02. 2021

세상에 당연한 것은 없다.  

마음을비워내고새롭게시작하자 

모든 것은 오지랖에서 시작했던 것이었을까. 

성격상 내가 조금 손해보고 살자고 생각하는 타입이다. 내가 조금 덜 갖고, 내가 조금 덜 욕심내고, 내가 조금 더 애쓰면 내 주변사람들이 덜 힘들테니까. 한번 더 웃을 수 있을테니까 하는 마음으로 살았다고 생각한다. 

작가 일을 하면서도 밤샘 작업을 해야 하는 막바지에도 발길 안떨어지는 막내들 퇴근 시키고 내가 후반작업을 자처했었다. 그래야 내 마음이 편안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에는, 나는 늘 그냥 후반작업까지 당연히 해야한다는 생각을 사람들은 하는 것 같았다. 


누군가 나를 위해 마음을 써주는 일도, 내가 타인을 위해 마음을 쓰는 일도 사실은 당연한 것은 없다. 

그만큼 감사한 마음을 전할 줄 알아야 하고 도움이나 마음을 받았다면 어떤 방식으로든 마음을 전하는 일도 

있어야 한다.  그런데 사람들은 이상한 심리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하나를 주면 둘을 바라고 둘을 주면 셋을 바라는 것이 사람 심리인 것이다.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 그냥 주는 것이 행복해서 바라는 것 없이 주는 사람들도 있다. 나 역시 그래왔었다. 1남 2녀인 형제간에도 똑같았다. 장녀였어서, 첫째라서 선택의 여지 없이 

나눠야 하는 성장과정을 거쳤다. 요즘 시대의 첫째들은 무엇이든 먼저 누리게 해주는 부모님들이 대부분이지만 우리 때에는 첫째니까 양보해야하고, 첫째니까 동생먼저라고 늘 그렇게 배려와 나눔 그리고 양보에 대해 세뇌교육을 받아왔다. 


그런데 바로 아래 여동생은 욕심이 많았다. 가정형편 탓에 유치원은 첫째인 나만 다녀야 했는데 내가 유치원에서 사진을 찍어 받아오면 그걸 엄마몰래 찢어버리곤 했었다. 몸이 약하다는 이유로 알바 한번 해 본적 없고 공무원시험 준비한다고 10년을 용돈과 학원비, 책값과 차비를 지원받으면서 살다 결국은 공무원시험을 포기하고 무역회사에 취직을 했다. 나는 작가생활을 하면서도 집에다 생활비를 보태야했고 동생은 차곡차곡 모아 해외여행을 다니면서 자신만의 삶을 즐겼다. 

결혼을 해서도 동생은 변하지 않았다. 시댁과도 절연한 채 동생은 그렇게 자신을 위해서만 살아가고 있다. 

이해가 되지 않을때가 많았는데 지금 생각하면 한편으로는 현명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딸만 둘이었던 우리집엔 늘 할아버지의 혀를 끌끌 차시던 소리가 명절이면 가득했다. 장손이 있어야 한다는 할아버지의 뜻에 따라 열살 차이나는 남동생이 태어났고 우리집의 상전으로 성장하여 서른이 된 지금까지도 상전같은 삶을 살고 있다. 옛날 같으면 아이아빠가 되었을 나이라고 하지만 요즘은 제 앞가림만 해줘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철이없다. 


그럴 수 있다 생각하면서, 그려려니 하고 넘겨가면서 지내왔던 시간들이 서러워지는 날들이 있었다. 

그럴때마다 소리내서 엉엉 울고 나면 마음이 또 가라앉고는 했는데 이제는 나도 나와 지우를 생각하면서 또 내 옆에서 함께 해주는 사람만 생각하면서 살아보려고 한다. 

너무 많은 마음에 에너지를 쏟았던 날들을 내려놓고, 이제는 진짜 행복해지는 날들에 시간을 쏟고 싶다. 

그렇다고 이기적인 삶을 살겠다는 말은 아니다. 


살면서 한번쯤은

살아가면서 또 한번쯤은 

다른 걱정 하지않고 그냥 행복해지는 시간들만 누려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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