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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구별여행자 Mar 03. 2021

성장은 함께

꺼야꺼야할거야혼자서도잘할거야

개학을 했다.

작년하고 다르게 올 해는 시골의 작은 학교여서 그런지 온라인 개학이 아닌 기분 좋은 등교 개학을 했다.

만으로는 이제 아홉살 진입인 개월 수 이지만 같은 해의 빠른 달 수의 친구들과 3학년을 시작하는 열살의 언니가 된 나의 상전.

그녀가 어제 드디어 독립된 방을 갖게 되었다. 작은 책상 하나와 매트리스로 된 침대아닌 침대와 책을 꽂는 책꽂이와 옷을 넣는 옷걸이겸 선반이 전부에 본인의 열살 동안의 사진들로 방이 채워졌다.

동화책을 정리하고, 학습책을 정리하면서 분리하는 방법과 책을 꽂는 방법 그리고 연필과 싸인펜을 나누어 정리하고 옷을 정리하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그동안엔 함께 잠을 자고 생활을 하느라 독립된 공간이 필요없기도 했고 공간이 여의치 않았던 탓에 방을 만들어주는것을 미루다가 소소하게 꾸며주니 본인만의 공간에 흡족해 하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찡했다.

부족한 것이 있어도 크게 내색하는 법이 없고, 어릴때에도 장난감을 사달라고 조르는 일이 없었다.

혼자 크는 아이답지 않게 표현도 어른스럽고 또 가끔은 생각지도 못한 말을 해서 놀라게 하곤 한다.


겨울이 길었다. 코로나로 인해 방학이어도 어디 갈 수도 없는 상태에 온라인 수업 마무리를 시작으로 새학년 예습을 시작하면서 공부하는 자세도 배워가며 열살 언니는 나름대로 애를 쓰고 있었다.

눈도 많이 왔고, 날씨도 오래 추웠고, 그만큼 키도 많이 컸고, 생각도 많이 자라났다.


아이를 통해 엄마도 함께 성장해 간다는 말을 새삼 실감하는 겨울방학이었다.

특별히 무언가 동기부여가 되어 성장을 한다기 보다는 열살의 그녀도 지금의 모든 시간들이 처음이고 나도 열살의 딸을 키우는 순간순간이 처음이기 때문에 함께 부대껴가면서 경험을 통해 배워가고 고쳐가고 함께 걸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어제는 하교길에 마을 입구까지 나오지 말라는 말을 들었다.

혼자서도 씩씩하게 걸어오는것도 할 줄 알아야 한다며 엄마는 날씨도 추운데 집에서 기다리고 있으라는 그녀의 소심한 건의가 불안했지만 오늘은 진짜 마중을 나가보지 않았다.

물론, 함께 하교를 하는 동네 쌍둥이 엄마가 혼자갈 수 있는 거리만큼 같이 걸어와주기도 해서 일부러 집에 있어보았다. 방금 전, 그녀의 뜀박질 소리가 마당을 가로질러 들리는 것 같다.

재빠르게 글을 마무리 지어야 하는데 그녀의 발자국 소리가 점점 가까워진다.


씩씩한 김지우! 당찬 열살의 올 한해가 반짝반짝 빛나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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