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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간 끝에서 온 빛 Jan 16. 2024

30살, 그 아찔함에 대하여

일립만배날

하나의 행위를 하면 그것이 만 배로 늘어나는 날이 있다고 한다. 오늘이 바로 그 일립만배날이라고 한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거나 도전해보고 싶은 분야에 뛰어들어도 좋은 날이라고 한다.


아 뭐 어차피 미신이겠지.


라며 그냥 얼핏 흘려들을 수도 있었으나  오늘 마침 6시에 기상을 했다. 독감으로 많아진 잠으로 인해 어제 일찍 자서 우연히도 일찍 깼다. '오늘... 꾸며봐?'

직장인이 금요일도 아닌 오늘 같은 화요일에 꾸미기란 쉽지 않다. 누가 직장인이 평일날 직장에 꾸미고 가냐?ㅎㅎㅎ바로 나


오늘 검은빛의 퍼를 입고 은색 링 귀걸이에 검은색 반짝이는 구두와 말이 많았던 중국사이트인 줄 몰랐으나 알고 보니 사업자등록증도 없이 운영하던 사기냄새 풀풀 풍기는 sihoney라는 중국쇼핑몰에 속아서 산 스웨터와 치마를 입고 검은 스타킹을 신고 머리에는 고데기를 하고서 평소 같으면 풀지 않을 머리를 풀고서 블러셔도 두 가지 이상을 써가면서 그렇게 꾸미고 회사에 왔다.

샤워할 때도 제모를 다하고서 위아래로 속옷도 검은색으로 위아래 맞췄다. 비록 브라는 운동할 때 입는 가슴압박용 브라이긴 하지만 마음에 들어서 6개 샀다.


아파서 못 갔던 복싱장도 오늘은 기필코 가리라.

미신 같은 일립만배일이라는 날에 대해서 생각해 봤는데 그날이 의미하는 바가 혹시 나비효과의 효과가 더 커지는 날인 걸까? 내가 만약 오늘 꾸몄는데 오늘 운명이나 솔메이트를 만난다거나ㅎㅎㅎ그게 결혼으로 이어져서 행복한 결혼생활을 한다던가(행복회로 on)


오늘 복싱장에 갔던 일이 미래에 정찬성 선수랑 한판 붙는다는 일이 된다거나!!! 무리수가 무리수가 아니게 될 수도 있는 날이 오늘이라는 생각에 너무 설렜던 나였다. 심지어 오늘은 좋은 꿈을 꿨다.


꿈내용


부산이라는 지역에 어떤 섬이 있는데 그 섬의 이름이 당진과 남산이라고 한다. 엄청 경사가 가파른 돌산이었고 심지어 섬이었는데 그곳으로 가는 길이 바닷물로 뒤덮여서 마치 물 위를 걷는 기분이 들었다.


나는 그곳에 다른 친구들보다 조금 늦게 도착했었다.

결혼한 친구가 자신의 남편을 보여주며(키 크고 잘생겼다.) 다 같이 술 마시면서 안주를 먹었다.

그 남산인지 당진인지하는 섬이 너무 기분이 좋았다.

다른 친구들도 무척이나 많았다. 한 번쯤 보고 싶은 옛날 친구들 말이다. 약간 바닷속 용궁에 들어갔다가 나온 느낌이랄까ㅎㅎㅎ 기분 좋은 꿈이란 꿈에서 깼을 때 다시 그 꿈으로 들어가고 싶을 때가 좋은 꿈이다.

너무 가볍고 좋은 꿈을 꾸면 꿈에서 깼을 때


악 이 현실이 꿈 아냐? 싶을 정도로 현실이라는 것을 꿈으로 만들어버리고 싶고 기분 좋은 꿈이 현실이 되기를 바라곤 할 정도로 좋은 꿈을 많이 꾸고는 했다. 나는 워낙 타협이 없어서 꿈에서 깨도 여전히 여기가 꿈이라는 느낌이 들고는 하는 독특한 사람이니까.


하여간 오늘 느낌 좋은 꿈을 꿨다. 느낌 좋은 꿈은 실재라는 것과 가깝지 않을까 싶다. 현실 또한 느낌 좋은 현실이 실재와 가깝다고 느낀다. 실재라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여전히 알지 못하는 나였고 알고 싶은 나였다.


죽음보다는 생명을 늘 선택하고 싶은 나는 생명에 대해서 한번 더 생각을 해보았다. 생명의 의미란 무엇일까. 태어나서 죽어가는 것이 생명일까?

모두가 태어남을 시작이라 여기고 죽음이 끝이라고 하지만 태어남이 시작이 아니고 죽음이 끝이 아니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다. 그랬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면 보통 그게 진실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선균이 자살을 선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면 나는 그냥 이선균은 자살을 선택한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게 진짜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이 뭔 정신병자 화법 인가 싶을 것 같다. 그렇게 나를 바라본다고 해서 내가 쫀다거나 두려워할 작자는 아니다. 내가 살이 찌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 나는 그냥 살이 찌지 않은 거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나는 실제로 살이 찐 사람에서 살이 찌지 않은 사람이 되었다. 그리고 다른 이들을 볼 때도 그런 식으로 생각한다.

나는 보이스피싱에 걸리고 싶지 않았고 나는 여전히 보이스피싱에 걸리지 않았다. A형 독감에 걸리고 싶지 않았으므로 나는 A형 독감에 걸린 적이 없다. 모두가 죽기를 원하지 않으므로 아무도 죽음을 맞이한 적이 없다. 난 내가 부유하고 주변 많은 사람들과 파티를 신나게 즐기는 유쾌함 그 자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나는 그런 유쾌함 그 자체가 맞다. 그리하여 나는 유쾌한 파티걸이 진짜로 되었다.




분명히 누군가 닥치지 않은 상황이 들이닥쳤는데 그런 일이 안 생겼으면 좋겠다는 이 같은 심리적 반기와 의문점들이 사람들 마음속을 자꾸만 맴도는 것은 그러한  생각이 계속 드는 것은 나와 같이 많은 이들이 생명이라는 것을 몸과 착각하고 있었고 그런 오류적 생각이 우리를 의문에 들게 한 것이다. 하지만 생명은 몸과 같지 않았다. 그렇다면 죽은 위인들이 우리들을 어찌 그리도 가슴 뜨겁게 할 수 있단 말인가. 그것이 죽음을 맞이한 위인들이 할 수 있는 일맞나? 할머니랑 할아버지 외할아버지는 생물학적으로는 죽었지만 죽지 않았다. 나한테 생명은 몸이 아니기 때문에.

그냥 그분들이 죽었다고만 생각하면 슬퍼서 나는 죽어 마땅한데 나는 그들에게 죽음이 닥쳤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은 여전히 살아있다.


 왜냐하면 나는 슬프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자지구에서 사람들이 죽어가도 죽지 않았다고 생각할 것이고 하마스 대원들이 잔인해도 잔인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그들은 여전히 잔인하지 않다.


 슬픔이라는 속성은 어떤 광기와도 같다. 이 슬픔은 천배 만 배로도 늘어나곤 하지만 그 모든 것을 나는 무효화하고 싶다. 무효화하고 싶다는 건 이미 그런 상태다. 이선균 아저씨도 생물학적으로 대중적으로 죽은 걸로 되어있지만 죽지 않았다. 죽음을 받아들이지 않는 증상을 현대 정신학적으로는 미쳐있다고 하지만 그건 정말 잘못된 해석 같다. 그 사람의 죽음이 너무도 충격적이라 죽음을 믿지 않게 된 정신병자의 모습을 한 과부의 모습이 드라마로도 많이 그려지고 뭐 실제로도 있겠지만 또 내가 그런 식으로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난 그런 걸 두려워하지 않는다.


 아니 글쎄 할머니 할아버지 외할아버지는 안 죽었다니깐. 죽음도 생명도 나만이 결정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다른 사람의 죽음과 생명까지도. 그리고 죽음은 내 안에서 생겨났고 결국 내 안에서 기각될 내용이었다. 자살이 필요 없는 이유에 대해서 말하자면 자살하면 죽어서 지옥 간다는 구닥다리 옛날식 두려움 종교정치에 대해 말하려는 게 아니라

굳이 아픔을 선택하지 않아도 그들이 죽음을 선택할 수 있다는 이상한 신념을 가져도 그들 자신을 해칠 수 있다고 굳게 믿어도 결국 해칠 수 없다. 생명은 칠 수가 없다. 무슨 수를 써도 대량학살을 해도 생명이라는 것은 죽음과 반대의 개념이 아니라 절대적인 개념이었기 때문이다. 죽음을 그렇게 굳게 믿어도 결코  죽을 수 없는 이유이다.


생명은 하나라서 따로 분리되어서 죽을 수가 없다.

그런 신념만이 있을뿐. 이렇게 큰 소리를 쳐대지민 내게도 그런 신념이 남아있다.

우린 모두 죽음이라는 환상 속에 살아가고 있다.

그리하여 슬퍼하지않아도 되는 순간에 슬퍼하고 고통스러워하며 살고 있다. 진실을 간파하지 못한다면 말이다. 나는 그런 슬퍼 마땅해야 할 순간순간을 뛰어넘고 싶고 내게 반드시 필요하다.


어쩌다 보니 생명과 죽음에 대해 다뤄보는 글까지 쓰게 되었는데 이런 글의 종류는 쓰면서도 스스로 전율이 느껴져서 이런 글을 쓰는 순간을 좋아한다.



뭐 하여튼 아직 오전이니까 아직까지 별일은 없는데 오늘 일어난 일들에 대해서 여따가 좀 있다가 차차 추가적으로 글을 쓸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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