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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간 끝에서 온 빛 Mar 04. 2024

30살, 그 아찔함에 대하여

연애

다시는 연애를 못할 것 같았는데 하고있다.

사실 이게 맞는지 모르겠다.

나는 이 세상에 개씨움하려고 나타난 캐릭터인데

뭐 남들이 하는 그런 연애같은걸 하고있으니까

천성적으로 맞지않다고 느끼는건지.

연애만 했다하면 이상한 일들이 일어나니까.

약간 이런거지,

'진영아 너는 이번삶은 연애는 하지말고 세상과 싸우면서 도를 닦거라...'

뭐 요런 느낌까지는 아니더라도 연애면에서 억까를 자주 겪는다. 연애가 사랑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연애의 그림을 한 사랑을 나도 해보고싶다.


남들은 쉽게 다하니까.


사실 굳이 도를 닦지않아도 연애가 도 닦는데 최고다. 적어도 내 인생에서는? 아 물론 나랑 연애하면 당사자는 이제껏 겪지 못한 도를 닦는 경험이 될 수도 있겠다...


워낙 내가 불안정하고 삶에 배신이 난무했으므로

나와 사귀는 남자가 오늘은 데이트를 행복하게 했더라도 내일 내게 바로 질리고 다른 여자랑 히히덕 거리며 나랑은 모텔에 가면서 다른 여자랑은 호텔에 가는 일이 있더라도 그 일이 내게 그리 큰 일은 아니다.


하지만 그런 일이 생긴다면 나는 또 어김없이 충격먹고 펑펑 울기는 하겠다.

그렇게 극단적으로까지는 안가더라도.


찌질한 남자를 만난적은 많았다.

내가 찌질하여 찌질한 남자를 끌어당기는지

아니면 내가 워낙 위인전에 나올만한 인물이라 남자를 찌질이로 만드는건지. 전자가 좀 더 괜찮아보인다. 후자라면 그건 여자인생에서 불행이라고 느껴질만한 일이 맞다. 내가 위인이라 왠만한 남자는 남자가 아니게 된다니.


돈을 나한테만 쓰게 하는데 가발을 쓰는 탈모인이라던가,

술에 떡이 되어서 나랑 철권을 뜬다던가.

마음에 드는 말을 하지않아서 욕을 냅다 뱉는다던가.

커뮤니티에 절여져 사회의 어두운 부류의 사람과 만난다던가. 여친있는데 나한테 확실한 대쉬와 추파를 던진 남자의 횟수가 50명은 넘었다던가 내 인생에 일어나는 모든 일은 내 책임이라지만 아 진짜 억까일 때도 많다.. 뭐 근데 내가 그런 일을 솔직히 겪고싶기도 했던 것 깉기도?


그리고 찌질한 남자를 불행히도 사랑하는 능력도 그리고 불신하는 능력도 내게는 많고..


이 남자가 나랑 결혼을 하게 될지 아니면 내일 헤어질지 모르겠을정도로 이 남자랑 나의 미래가 전혀 감이 안온다. 내가 이리도 고민하는 이유는 생각보다 내 쪽에서 마음에 들었다. 그쪽은 아닐지라도.

그래서 지금 많이 많이 불안하다. 그리고 설렌다.

아니 불안한건가. 이 행복이 언제 끝날지 모르겠어서 불안하니까 이 행복을 빨리 끝내려는 시도를 해왔던 나이다. 이 행복도 그렇게 끝내버릴까.


일주일 사겨봐도 감이 오는데 만나본 사람중에 지능이 제일 높다.


왠만한 공대 과탑이면 내가 사귀어본 남자중에서는 지능이 제일 높다. 그런데 이 남자 과거가 만만치가 않다. 셜록 드라마에서 셜록은 기괴하면 기괴한 사건일수록 흥분과 설렘을 감추지 못한다.


나도 그렇다.


이 남자는 나만큼 사연이 많다. 이런 사람 흔하지는 않은데 빨리 헤어지더래도 그리 쉽게 잊혀질 것 같지는 않다. 20대 초반에 결혼을 했다. 어떤 여자가 자신의 아이를 임신했다고 책임을 지라고 해서 혼인신고도 하고 아이를 낳고 같이 키웠다. 그란데 말입니다. 친자검사를 해보니 그 아이가 이 남자의 아이가 아니었던 것이다.


이 남자는 자기 과거에 연연하지않는 사람인 반면 나는

과거의 내 존재에 대한 에너지를 크게 느끼는 사람이다.

과거가 발목을 잡고 나를 놓아주지않는다는 착각에 살아가는 사람=me


물론 내 뜻보다 이 세상에 큰 힘은 아무것도 없다. 그런데 남탓을 하며 착각하고싶을 때 나의 힘보다 강한 것들이 세상에 넘쳐난다며 무기력해진다. 그만큼 나는 내 과거를 남들보다 자주 뒤돌아본다. 그게 너무 나를 힘들게 한다. 그는 어쩌면 나보다 힘든 일을 겪었는데도

과거에 연연하지않았다. 그게 섹시하다.

아 약간 이게 내 연애 역사에 있어서는 섹시함이라는 것이 내 사망플래그같은건데 그 남자가 섹시해보이면 내가 끝장난다는 뜻이다.


이 남자는 어릴 때 고기도 제대로 먹지 못했을 정도로 힘들었다고 한다. 나는 사연팔이를 좋아하면서도 좋아하지않는데


아버지가 imf때 회사가 힘들어지셨다고 한다.

어머니는 게임에 중독되셨고 1살인 동생이 너무 배가 고파서 김치를 주워먹는 모습을 보고는 아버지가 극대노하여 그 뒤로 어머니와 이혼을 하셨다.

그건 이 남자가 7살 때 일어난 일이었다.


그리고 초등학교에서 하교를 할 때 학교앞에서 나타나서 돈 만원을 쥐어주고 그 뒤로 어머니를 못봤다고 한다.


나는 이런 남자를 이전에 한명 더 알고 있다. 나는 그런 남자를 나한테 불러들이는 사람인건가.


다들 행복했으면 좋겠다. 다들 그래야 마땅하니까.

이 정도면 그냥 내가 그런 사람들을 보고싶은게 맞는걸로. 내가 워낙 남의 불행에 희열몰래  느껴서 그런 사람을 불러들일지도 모르겠다.


앞으로 어찌될지 모르겠으나 내가 제일 못하는 일들중에 하나인 그냥 즐기는 일을 이 남자랑 해보고싶긴 하다. 그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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