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암보다 심각한 병-뇌세포신경전달 물질분비장애

by 시간 끝에서 온 빛

뇌가 타고나길 건강하지못한 것은 췌장암에 걸리는 것만큼의 병이다. 우울증이란 병명은 내가 봐도 아주 우습고 꾀병같아서 코웃음치고싶게 생겼다. 이응이 세개나 들어가서 유들유들해보이는 병명이다. 우울증 환자들에게 약간의 불쾌함이란 100%의 불쾌함과도 같은 것이다. 그 정도로 예민한 뇌이며 이번생 이러한 뇌로 태어난 이상 나를 미워하지말고 잘 케어해주기로 한다. 나의 존재만으로도 내 주변에 큰 도움이 되기때문이다. 내가 세상에 있기때문에 내 친구들은 큰 슬픔을 얻지않아도 되며 내 가족들은 큰 슬픔을 안고실아가지않아도 되며 내 남자친구는 큰 슬픔을 안고살아가지않아도 된다. 그래서 나의 존재는 큰 도움이 된다. 그것을 자주 아주 자주 잊는 것이 우울증. 우울증이라는 그 우습고 귀여운 이름에 비해서 그 병이 가지는 무서움은 생각보다 크다. 뇌 신경전달물질 분비 이상장애라고 다시 지어야한다. 세상 무서운 컨저링 귀신+그루지귀신을 귀여운 모양의 우울한 포켓몬 정도로 순화시킨 것 같아서 남들이 오해하니까 좀 억울하기도하고. 정확도가 상당하다고 정평난 중국 점성술을 봤는데 내 정신세계는 상당히 독특하며 우울감을 느끼며 즐거움을 잘 느낄 수 없다고 한다. 나의 기질은 이미 처음부터 결정된 형질인 것이다. 우울증에는 자신에 대해서 잘아는 것이 도움이 되기때문에 나는 이미 예전부터 사주, 서양점성술, 중국점성술에 취미가 들렸었다. mbti에는 당연히 반감이 있다. 나의 우울한 뇌는 아주 까다로워서 mbti를 거부했다. 사주나 점성술이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는 점이 내게 안정을 줬나보다. 말년운이 좋은 내 운명을 보면서 두고봐라 살아있으면 어찌됐든 된다...이러면서 또 여행갈때는 기뻐하면서 주말에는 돌아오는 월화수목금요일을 두려워하면서 퇴근할때는 다음날 출근을 두려워하면서 불안하게 살았다.


어릴 때부터 지나치게 불안감에 사로잡히는 날들도 많았으며 지금도 그러하다. 손이 떨리고 소리에 예민해지며 장도 아프다. 불안함은 뇌와 장에서 모두 나타난다.

인생 내가 뭔들 하자가 있든 내가 행복하면 그걸로 되는 것 아닌가? 우울증은 그 반대다. 내게 어떤 아름다운 구석이 있어도 그 모든 것을 하자로 인식한다. 내가 가진 모든 상황을 하자로 인식한다.

세상은 죽었고 사람들도 죽었으며 나도 이미 죽고없다. 나는 그래도 억지로 웃음은 못짓는다. 많은 우울증 환자들이 억지로 웃던데 안그래도 된다. 그래도 웃는건 좋다. 안웃고싶으면 웃지않는다. 나의 슬픔을 온전히 느끼고싶으며 남들의 생명과 기쁨이 내게 민폐가 된다. 그래도 된다. 나의 기쁨과 생명이 누군가에게 민폐와 짜증남이 된 적이 있으니. 그 기억이 두려웠다. 내 기쁨과 생명이 누군가에게 아픈 기억이 된다는 것이 아팠다. 그것을 두려워하며 나아가지못했다. 그리하여 남들의 기쁨과 행복이 나의 기쁨과 행복이 된다는 것은 곧 내게 자유였고 인생의 열쇠였다.


여행을 갈 땐 세상 행복했으며 학교갈 때 학원갈 때 회사갈 때 너무 불안하다. 모두가 다 그렇다고는 해도 결국은 내가 제일 힘든거니까. 보편화된 우울이 위로받지못하면 병이 된다.

우울증으로 죽은 것은 자살이 아니라 정말 뇌의 질병으로 죽은 것이다.

나의 의지로 어떻게할 수 없는 것은 많다.

나의 의지로는 어떻게 할 수 없는 것이 대부분이다.

호들갑도 떨지말고 놀라지도 말고 그냥

내 의지로 어쩔 수 없는 것들을 놓아줘버리자.


몸과 생명은 다른 것이라서 나는 자살했던 사람들이 자신을 죽인 것이라고 생각하지않는다.

도저히 삶에 생명을 느낄 수 없어서 생명을 느끼고싶었고 생명은 몸이나 우울한 뇌에 지배받지않는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기에 그렇게 다시 생명으로 돌아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자살은 꽤나 아프니까 그것보다 효율적이고 괜찮은 방법이 있다. 그런 방법이 있으니까 나도 아직 살아가고있다. 너무 멀리 보면 안된다! 오늘 잘해낸 나, 오늘 고생한 나만 보자.

출근이 죽도록 싫어도 퇴근하고나서 죽으면 되는거고 그 좋아하는 떡볶이 먹고 죽으면 되고 돈이 있는데 죽으면 아까우니까 내 돈 다써보고 해보고싶은거 다해보고 죽으면 되는거니까


내일 출근할바엔 죽는게 좋겠다는 사람들은 그냥 내일 아침에 죽으면되니까 오늘은 좀 지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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