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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예원 Dec 06. 2019

관심에 의한 집착

관심과 의식에 관하여


올해   동안  명품 가방 하나를 사고 싶었던 적이 있다. 딱히  가방이 ‘명품이라서사고 싶었던 것은 아니고, 우연히 보게   여성분의 가방을 보고  예쁘다 생각하고 반하게 되었더니, 하필 알고 보니까 그게 비싼 명품이었던 케이스였다. 마치,  나의 이상형이라 어떤 사람을 좋아하고 봤더니, 알고 보니까  사람이 사실은 연예인이었다 하는 기분이랄까. 그래도 본래  한번 마음에 드는 것은 중고로라도  손에 넣고야 마는 집념이 강해서 어떻게 해서든  가방을 나도 손에 넣으려고 집착했다. 여기저기 수소문하고 알아보고  과정에서 그와 비슷한 가격대의 다른 명품 가방에 대해서도 알아가게 되고, 길을 가면서도 사람들의 가방만 쳐다보기 시작했다.

그러나 결국  고민 끝에 나는  가방을 손에 넣지 않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내게는 아직  가방의 가격이 ‘가방으로 지불할 만한  돈이 아니었다. 분명  가방을   있는 돈은 수중에 있었어도  많은 수의 돈을  작은 가방 하나 사자고  내미기엔 자꾸만 아니라는 생각이 제동을 걸어서 결국 사지 못했다. 그리고   가방의 가격보다 약간 적은 양의 값으로 고장 난 중고 맥북 대신   맥북을 샀다. 너무 비싸서 모셔만   같은  비싼 가방보다는 계속  실생활에서 유용하게 필요할 맥북이 조금  투자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리고 맥북을 쓰면 쓸수록  돈을 가방에 쓰지 않고 여기에  것을  다행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는데, 확실히   명품 백에 대한 관심이 사라지니 그것에 대해 집착하지 않게 되었다.  이상 그게 내게 굳이 필요하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되니, 그게 없어도 나에겐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도 깨닫게 되었고.

우리는 타인의 시선을 지나치게 집착할 때가 있다. 그것은 어느새 습관으로 자리 잡아서,  외모나 행동에 제약을 걸고 그것에 신경을 쓰느라 나의 생각과 주관을 잃어버린다.  또한 학창 시절 다른 아이들의 눈치를 보던 습관이 성인이 되고 나서도 그대로 남아 머리를 조금 튀는 색으로 염색한다던가, 옷을  화려하게 입거나 하면  날은 하루 종일 그것이 내가 알지 못하는 불특정 다수의 타인에게 어찌 비칠지 몰라 신경을 쓰고 쭈뼛거리기도 했다. 그리고 때때로 그런 나를 보며 친구들은 ‘괜찮기만 한데 괜히 네가 쭈뼛거리는 탓에  이상하게 보인다 신경 쓰지 말고 당당하게 다닐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어쩌면 그것은 내가 가방에 관심을 많이 가져서 가방에만 집착하게  것처럼,  자신이 타인에 대해 관심을 너무 많이 가지고 있어서  또한 어떻게 비칠지 몰라 걱정하게 되는 것일 수도 있다. 내게 그것이 문제가 되지 않음을 알고 관심을 끊으면, 타인도 굳이 나를 관심 있게 지켜보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데 말이다.

,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조금  내가 중요하게 되는 순간이 오게 되는  같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여러 사람을  많이 상대하는 일을 하게 되고,  속에서 너무나 많은 사람과 일들을 겪으니 굳이 그들을 신경 쓰지 않게 되는 순간이 말이다. 조금 야속하기도 하지만,  순간은 내가 사람이 싫어지는 순간이 그렇기도 했다. 불특정 다수의 타인이 모두 싫어질 . 그냥  세상 모든 사람이라는 존재 자체가 미워지고 싫어질 . 그런 순간을 많이 겪다 보면 오히려 오기가 생기듯, 사람들이 나에 대해 무슨 생각을 하든 ‘그래서  어쩌라는 거지. 그냥 그러라고 하지, .’ 하는 순간이 온다. 딱히  사람이 나를 싫어한다 해도  전혀 상관이 없을 때가. 나도 딱히  사람을 별로 반기지 않으니까. 싫어하든 말든,  뒤에서 욕을 하든 말든, 그것들이 전부  귀찮고 괜히 생각하기도 싫은 순간이 오더라.

사실 그래 봤자  상관이 없다.  사람이  생계를 틀어쥐고 있는 사람이 아닌 이상,  사람이 나를 어찌 생각하든  세상엔 전혀 흠집 하나 나지 않으니까. 그런 생각을 하든 말든  또한 관심이 없으니까. 그리고 그렇게 내가 먼저 타인에 대해 관심을 끊게 되면, 어느 순간부터는 내가 원하는 대로 행동하게 되더라. 네가 어떻게 생각하든 나는 이게 좋으니  거야 하는 생각이 들면서 전혀 주눅 들지 않게 된다. 결국은 내가 제일 중요하다는 그런 생각만 남게 되는 순간이, 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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