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스토리캐처 May 13. 2023

어떻게 살아야 해리포터 같은 작품을 쓸 수 있을까

J.k. Rowling 에 대한 힌트를 준 책

우연히 집어든 책들에

요즘 부쩍 고마움을 느낀다.


편성준 작가님 책 <살짝 웃기는 글이 잘 쓴 글입니다>에 잠시 해리포터 작가가 얼마나 꾸준히 글을 썼는지 언급됐다. 그 책 내용 때문에 보게 된 건지 알 수 없지만 어제 밤부터 표지가 나를 끌어당겨서 오늘도 내내 읽고 있는 조앤 K 롤링에 대한 책 속 이야기들이 재미있게 와 닿는다. 다들 열심히 자신의 이야기를 부지런히 꺼내줘서 요즘 참 고맙다.  



남을 의미있는 말로 웃을 수 있게 글로 표현하는 것을 즐거워하는 사람이 살짝이라도 재미있는 글을 쓸 수 있다. 편성준 작가님 책을 통해 작가가 어떤 분인지 알게 되고, 다른 삶의 모습들도 더 알아보고 싶어졌다.


마찬가지로, 조앤롤링 작가도 해리포터 세계를 창조할 수 밖에 없는 사람이어서 그 이야기를 애지중지 꺼냈다. 글을 쓰는 것 자체가 자신의 삶에 큰 재미와 즐거움이 되는 사람이었다.






처음 해리포터 책을 출간할 때 작가 이름 중 조앤이라는 여자 이름이 남자 아이 독자에게 어떻게 여기질지 몰라서 J로 표기하자는 출판사 의견이 반영됐다고 한다. 술술 읽으며 책을 넘기다가 대목에서 잠시 멈칫했다.


당연히 작품 자체는 재미있어서 책으로 나오는 거지만, 세상에 막 꺼내질 시기에는 혹시라도 누구 하나라도 책 구매를 망설일만한 걱정되는 모든 요인들은 사전에 제거하는 편이 당시에는 안전한 선택이었을테니, 나라도 그럴 수도 있었겠다 싶었다.






어느 날 갑자기 내가 대작을 써야지 다짐한다고 해서 글을 잘 쓰게 될리는 없다.


글은 작가의 삶 그 자체다.


아주 어릴 때부터 상상력이 대단하고 재미있는 글을 늘 써오던 사람이었다. 하지만 이 작가 역시도 글만 집중해서 편안하게 쓸 상황인 적은 없었다.


어릴 때부터 나니아연대기 같은 책을 항상 읽고, 상상 속 이야기 만들기, 캐릭터 이름 웃기게 짓기가 취미였던 사람이었다. 이야기를 만들어 동생에게 들려주고, 단편 소설 같은 이야기를 써서 아주 소수의 친구들에게만 살짝 보여주던 이야기를 거쳐 자신의 삶 속에 어떤 일이 일어나든지 항상 글을 쓰는 것은 포기할 수 없던 사람이었다.








그 분 개인의 삶에서 예기치 못한 이혼이나 생계비가 부족한 상태로 홀로 아이를 키우느라 춥고 가난을 겪어낸 기나 긴 세월 같은 삶의 굴곡을 만난 부분도 작가 안에 있는 상상력과 큰 세계관에는 영향을 주지 않았다. 그러니까 책을 쓸 상황이어서 쓴 건 아니었다. 역시나 쓸 당시는 이 정도로 잘 될 것을 예상한 것도 아니었다고 한다.


고비를 지나고 나서 할 수 있는 말이지만, 고난의 과거는 평범한 삶을 사는 다른 사람들과 공감과 연대를 형성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모든 좋은 이야기 속엔 숨은 조력자가 있다.


어릴 때부터 언니 이야기를 듣고 자라며 솔직하게 웃어준 작가의 동생이 바로 해리포터 탄생의 숨은 주역이었다. 어디나 사회보장 제도에서는 최소한의 보조금만 가능하기에, 더 이상 이렇게 적절한 돈 없이 언제 완성할 수 있을지 기약없는 작품만 붙잡고 어릴 딸 아이를 제대로 건사하지 못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 상태로는 더 이상 글만 쓸 수 없다고 판단될 때, 작품을 잠시 멈추고 구직에 나설 결심 끝에 동생에게 그 때까지 완성한 이야기를 보여줬더니 너무 재미있게 읽었다고 한다.


동생의 반응 덕분에 본인의 처절한 상황이 전혀 달라진 건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써내려갈 용기를 얻고 집중해서 끝까지 다 써내려갔다. 카페에서 에스프레소와 물을 시켜서 몇 시간이고 유모차를 밀며 수기로 썼는데, 타자기로 일일히 쳐가며 2부 만들어서 고르고 고른 두 곳의 에이전트에 보냈다. 에이전트가 출판사와 출간을 하는 주체이고, 다행히 그 중 한 곳에서 계약하자는 연락이 와서 마침내 우여곡절 끝에 해리포터가 탄생되었다고 한다.  


꿈을 담은 이야기를 더 꺼내기를 포기할 시점에 마주했을 때, 더 이상 더 버틸 수 없는 절벽 끝에 다다랐다고 생각했을 때 동생에게 그 이야기를 보여주지 않았다면, 영원히 해리포터는 세상에 태어나지 못했을 수도 있다.


아직 읽지 않은 국내 유명소설 중 하나도 작가 주변 친구, 동생의 반응이 좋아서 작품으로 나오게 됐다고 한다. 직접 그런 글을 못 쓸 거면 좋은 작품 탄생에 기여하는 것도 인생에 의미가 있지 않나 생각했다. 극작가 친구에게 어서 너의 좋은 글을 꺼내라고 연락 나눌 때마다 독촉하는 중인데, 순서는 다르지만 세상에 기여하는 일이 분명한 건 틀림없는 사실 같다.




해리포터 영화는 헐리우드에서 만들었지만, 이미 전세계의 기대를 받는 작품이 된 뒤였기 때문에 조앤 롤링 작가는 감독과 시나리오 작가, 배우 캐스팅, 작품 속 세계관이 영화에 잘 녹아들지 제작 과정 전반까지 세세하게 참여했다고 한다.


작가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과 처음 이야기를 나누다가 오랜 논의 끝에 데이빗 예이츠 감독으로 바뀌게 되었다.

자신이 만든 캐릭터를 작가가 애지중지하는 모습은 당연한 부분일테고, 분신처럼 느껴지기도 할 것이다. 그런데 왜 책이 아닌 다른 분야 영화 제작 전문가들을 믿지 못하고, 온전히 다 못 맡기지?싶은 생각도 들었는데, 책 안에 이어진 내용에서 답을 얻었다. 당시 책이 완결되기 전이어서 작가의 머릿 속에서 꺼내지 않은 내용들을 고려했을 때 완전 말도 안되는 표현이라도 있을까봐, 그런 부분에 세밀한 이야기를 나누고 세계관을 공유하며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려는 노력이었던 것이다.


내 안에 어떤 특별한 이야기들이 있을지 알아보기 위해, 최대한 많이 생각꺼리를 부어볼 것이다. 그리고 지치지 않게 할 것이다. 텐션 끌어올려서 더 가열차게 다양하게 충분히 써 볼 작정이다.


뭐라도 쓰자. 무엇이라도 좋다. 한 사람에게라도 위로가 된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있고 재미있고 고마운 일이 될 테니까.






작가의 이전글 연진이가 해낸 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