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아 작가님 안의 생각의 숲은 조용한 법이 없다. 유퀴즈 영상 속 이야기는 아주 거대한 태산의 초입이요, 빙산의 극히 뾰족한 일부분이었다. 책을 다 읽고 나니 이렇게 말하고 싶다.
요약된 내용 몇 글자 키워드만 대충 보지 말고 "꼭 책으로 읽기를 추천한다." 왜 작가가 이 말을 했는지 마음에 와 닿는 의미의 깊이가 다르고, 그 만큼 내 생각의 넓이가 확 달라진다.
팔딱팔딱 뛰고 날아오르고 생생하게 살아있는 생각 생태계를 꿈꾸며 풍성하게 이뤄가시는 모습에, 경외감마저 든다.
생각해 보면, 회사에서 만난 많은 동료들은 그 자리를 지키는 것이 결코 무능하거나 용기가 없어서 그랬던 건 아니었다. 당장 박차고 나갈 상황인 것 같아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 더 꺼내서 기여할 부분이 있었을 거다. 아직은 함께인 동료들을 떠올렸을 것이다.
어느 자리에서든 각자만의 리듬으로 조금씩 흔들리면서도 자기다움을 지켜가는 모습을 떠올리며, 좀 더 존경하는 마음을 갖게 됐다.
종교를 사리사욕을 채우려고 가져다 쓰는 이단이 워낙 많아서 "쓰이다/쓰임받다/신에게 쓰임받는 사람" 이라는 말을 꺼내쓰기도 조심스럽지만, 책에 비중있게 언급된 '나다움'을 찾는 여정과 "쓰여지는 것"에 대해 오랫동안 푹 잠겨봤다.
"나도 그랬지, 맞아. 우리는 그래. 말을 다 안해서 그렇지 다들 그렇게 사는구나." 공감하게 되는 대목이 많았다.
84년에 대학을 졸업한 이 시대 한 어른이 걸어간 길을 좀 더 가까이 들여다 볼 수 있어서 너무 감사했다. "이대로 살아도 되나?" 고민 안 하는 사람이 없다. 특히 직장인이라면, 이 책은 사서 보시는 것을 꼭 추천한다.
입사 후 맡겨진 서류 복사 업무를 대단히 독특하게 잘 하는 신입사원 사례는 안 나오는 책이 없다. 이 책에도 복사 잘하는 신입사원 사례가 어김없이 등장한다. 복사만 잘 하는 게 아닌거다. 사실은 '복사마저도 잘 하는 믿음이 가는 사람'이라는 것을 드러내는 이야기꺼리다. 좋은 첫 인상과 평판, 단번에 신뢰감을 주는 똘똘한 인재로 회자 될만한 에피소드를 만들 줄 아는 굉장히 지혜롭고 영리한 사람이라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