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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토리캐처 Jul 10. 2023

이 분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다보면

내가 그렇게 나쁘거나 그렇게 나쁜 점만 있는 건 아니구나 알게 된다

내가 왜 이러는가

내 마음은 또 왜 이렇지?


조금 압축된 상태로 빡빡하게 정신없이 비바람 휘몰아치듯 삶을 살다보니 스스로 생각하기에, 나보다 십 년쯤 앞선 분들 이야기도 잘 이해하는 편이라고 느낀다. 김창옥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 분이 왜 이렇게 롱런하는지 느끼게 됐다.


정작 강사로 서 있는 자신도 힘들고 지치고 괴로운 순간이 많고, 그런 나 자신에게 애써 들려주는 좋은 다정한 위로의 말을 건네고 있었다. 내 현실이 힘드니까 더 재미있는 사람처럼 과장하기도 하고, 없는 에너지도 끌어올려 보고, 감사하기도 하면서 울리고 웃기고 들었다 놨다 하는데 강제로 확 잡아서 끌어당기는 모습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물 흐르듯이 잔잔히 흘러간다. 


그 누구에게서도 들을 수 없는 이야기들을 자기 안에서 꺼내서 펼쳐놓고, 혹시 이해 못하는 사람이 있을까봐 다채롭게 들어서 보여준다. 너무 잘 표현했다고 느낄 정도로 생생해서 잊을 수가 없다.


육체노동자의 고단한 삶이 왜 그렇게 힘들게 사는 것밖에 안 되었는지 이 분 강연 속 아버지의 삶의 모습을 듣고 알았다.


어릴 때 내내 수 없이 봐오던 분들인데, 당연히 그 때는 이해를 못했고 여전히 알 도리도 없는 채로 시간만 보내며 살고 있는데 이제서야 알았다.


그래서 그러셨던거구나, 생각없이 사는 게 아니라 겨를이 없이 너무 지치고 힘들었던거구나. 육체노동자가 하루 하루를 그렇게 살 수 밖에 없다면, 어딘가의 소수는 쾌적하고 윤택한 시간들을 운동하고 즐기고 온갖 좋은 것들을 느끼고 간직하며 건강하게 보냈겠구나.


나쁠 것도 못날 것도 없는 그냥 내게 주어진 하루의 24시간 속 삶 그 자체일 것이다. 알면 알수록 평가하기가 어려워진다.


경험하지 않고 이해한다는 건 불가능한 것 같기도 하니 어떤 불행과 그 순간의 감정을 담은 이야기를 만나면 섣불리 공감한다고 말하기도 어렵다고 느끼는 순간들이 있다. 브런치 속 이야기들도 워낙 절절한 사연들이 많다. 이제 배부른 소리 사소한 걱정 꺼내는 것도 그만해야지 싶을 때마저 있을 정도다.



얼굴을 마주 보며 이야기하지 않아도 공감된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글로 마주하기만 해도 내 마음도 어느새 같이 울고, 쪼그라들고, 웃다가 펴지고 또 이내 마음이 먹먹해진다. 이런 글 꺼내줘서 고맙다는 짧은 댓글 몇 줄도 참 쉽게 올리기 힘들다. 그럼에도 글을 써 주는 분들이 고맙다.


뭘 몰라야 흑백논리도 가능한 법, 참 더디지만 그래도 하나씩 알아가는 게 많은 요즘이다. 배울 게 많구나.


당당하고 힘찬 꽃길을 걷는 발걸음이 아니어도 돌아가기 일쑤에 비틀거리며 걷는 내 여정은 가끔이라도 써 볼 의미는 있다고 본다. 더디게 한 참이나 걸려 성장하는 나, 조금이라도 넓고 깊어지는 내 마음 너비와 깊이도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그렇게 잘 하는 것도 그렇게 못하는 것도 없지만 꾸준히 하려고 애쓰고, 대단히 나쁠 일도 엄청 기쁜 일들도 없으나 여전히 즐거운 취향을 발견하느라 오늘을 바쁘게 산다. 그리 부지런하지는 않지만, 어떻게든 열정으로 이쪽 저쪽 내 가볍지 않은 몸과 함께 움직여 본다.


시선을 이리 저리 돌려가며 안 보인다고 없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알아간다.  우물을 너무 좁게 파고 사는구나. 내 우물 속도 나름 보글보글 부글부글하지만, 다른 곳은 화산이 마구 폭발하는 것 같아 마음이 조금 무겁다.


그래도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소소한 것이라도 당장 하자. 작아도 동참하자. 기부든, 댓글로 전하는 작은 마음이든, 큰 도움은 안 될 진심담은 위로든 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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