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참 힘든 꿈만 계속 꾸곤 할 때

깨고나서도 찜찜한 기분

by 스토리캐처

살면서 좋은 꿈을 꾼 기억이

손에 꼽을 정도



나만 이렇게 '시간 제한이 있는 시험'에 시험 문제를 다 못 풀고 힘들어하는 꿈을 자주 꾸는 건가 생각해 본 적도 있다. 사실 일일이 사람들을 붙잡고 지난 밤 무슨 꿈을 꿨는지 물어보지는 못하지만, 가끔 접하는 글들에서 종합해 보면 많은 사람들도 나쁜 꿈을 훨씬 더 많이 꾸는 중이라고 한다.


그 이유 중 하나로 조심스레 추측하자면, 우리 기억 속 꿈은 대체로 나쁜 내용의 강력한 꿈이 더 많이 오래 남기 때문인 것 같기도 하다.


사람이 자기가 꾼 모든 꿈을 다 기억하는 게 아니니까, 아마 N명을 데려다가 설문조사를 하고 데이터를 모은들 아주 정확하게 측정하기는 어려울 것고 대체로 나쁜 꿈 이야기를 더 많이 하며 걱정을 나누거나 꿈의 의미에 대해 검색을 해보곤 한다는 이력만 쌓일 것이다.


나쁜 꿈이 당연하구나 생각하는 건 남들도 그렇다는 사실을 듣고 나서 받아들이는 과정 이후의 반응일 것이다.


선무당이 사람잡는다고, 꿈자리가 사납다고 복채를 들고 점집에 찾아가지는 말자. 그 분은 반가운 손님이 제사비용을 내기 좋은 상태로 와서 지갑을 열게 하기 위해 작정하고 별 소리를 다할 거다.


큰 돈을 한 방에 벌 요량으로 없는 '나쁜 기운' '나쁜 운세' '조상님의 한'까지 들먹이고 당신의 지갑 속 돈과 일시적인 안심을 바꿀 테니, 정말 그 분을 돈 벌어주게 하고 싶어 죽겠다는 마음이 아니라면 가지 말자.


이렇게 이야기하는 이유는 부부 사이에 금이 간 것을 누군에게도 말하지 못해 답답해 하던 지인분이 점집에 가서 만족했다는 일화를 들었던 적이 있기 때문이다.


적당한 거리두기로 상황을 넓게 볼 수 있는 제 삼자인 내 기준에서는 문제 해결에 아무런 도움도 안 되고 의미 없는 대화가 오간 것으로 들렸다. 하지만 괴로움 속에 빠져 숨쉬기도 힘든 당사자인 본인은 그 누구에게도 하기 힘든 말을 그에게만큼은 털어놓을 수 있었고, 매우 진심으로 들어주는 상대였으며, 자신이 한 말을 되돌려 들려준 고마운 사람이라 만족한다고 했다.


자신의 큰 돈과 상대의 작은 위로를 바꾼 것이다. 부부 사이의 해결책을 점집에서라도 찾고 싶은 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라는 것도 잘 알고, 근본이 없어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으니 영적인 영역 미지의 영역에 두는 '미신'은 막상 내가 그 상황에 처한 당사자가 아닌 한, 무쓸모하고 한 없이 의미없는 것 뿐일테니까 말이다. 그 정도로 위기에 몰린 채로 살지 않고 있지 않다는 것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게 된다.


씁쓸한건 나도 남의 이야기를 굉장히 잘 들어주는데, 내가 이렇게 경청하고 잘 들어주는 건 전혀 돈이 되지 않는다.


노란 얇은 종이 위에 그림을 그려본 적이 없다. 새빨간 물감을 얇고 가는 붓에 적당히 묻힌다음 적절한 힘을 줘서 손 한번 떼지않고 알 수 없는 미로 같은 그림을 끝까지 빈 곳 없이 그린 다음에, 이 종이는 당신에게 귀인과 복을 불러주고 악귀 접근을 막는 신비한 부적이라며 집 문 위, 장롱 안 쪽, 베게 속에 넣으라고 권하고 수 십만원 수 백 만원을 부르 사람으로 살 수 없는 나 자신은 돈을 긁어모을 기본이 나는 전혀 안 되어 있다.


그저 아무 이익을 세지 않고 시간을 내서 들어주는 아마추어와 사업자등록증을 내고 수익이라는 목표를 향해 집중하는 프로 차이겠지.




내 꿈들을 돌아보면 현실보다 더 힘들고, 견디기 힘든 꿈들만 잠에서 깨기 직전까지 더 오래 오래 펼쳐지고, 즐겁고 행복한 순간은 굉장히 짧게 스치고 아쉽게 넘어간다.


찰나, 순간의 행복이 무더운 땡볕 아래 스치는 시원 바람처럼 잠시 왔다 사라질 테니, 그 잠깐동안이라도 즐거움을 찾지 않으면 온 인생 살아내는 시간이 고통일 거라는 진리의 계시일지도 모른다.


지금, 오늘, 이 순간 마땅히 감내할 수고로움 외에는 그 어떤 외부의 시끄러운 말들도, 비아냥과 고난도 버티려고 하거나 참고 견디지 말자. 내가 부러지고, 그 악마같은 말을 나 스스로 나에게 무한 반복재생해서 자신도 모르게 자해하게 된다. 그렇게 하찮은 변변치 않은 욕 먹고 비난 받아 마땅한 그 지옥같은 곳에서 벗어나고 탈출하자.



나에게 편안하고 시원하고 좋은 행복한 작은 것들을 찾자.




어제 뉴스에서 잼버리 친구들 인터뷰 자막에 더보이스라고 나왔는데 자막작업하는 분이 이 그룹 모르시는 듯? 더 보이즈 이 노래 특히 좋아요



P.s.


난 오늘 꿈에 대한 이야기를 썼는데 브런치 추천 태그 고르기 막막한 이 기분은 무엇?












keyword
작가의 이전글방구석에서 나와 걷고 보고 느껴야할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