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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생존 먼저 - '수신 제가'도 불가능할 때

콘크리트 유토피아 영화의 섬뜩한 여운

by 스토리캐처

혹시 조직 생활이 꽤나

많이 힘들면 이 영화를



회사 생활이 너무 답답하고 괴로운가? 그렇다면 혹시 내 입장이 영화 속 박보영 배우님 역할인 상황 걸까?이 영화를 보고 나서 한번 곰곰히 내 처지를 올려 생각해 보면 이해될 것이다.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모든 문제를 영화 속 사람들이 외치는 대사와 상황에 빗대서 보여주니 하나 하나 곱씹게 되서 긴 여운을 남긴다.


곳간에서 인심 난다는 속담이나, 수신 제가 치국 평천하처럼 전국민이 알 듯한 내용이 반대 혹은 다른 의미로도 해석된다.


곳간이 부족하거나 늘 비워질 위기 상황이면 분위기가 살벌하고 인심은 커녕 각자 살기도 빡빡하고 각박하다. 서운한 사람 분배가 불합리하다는 사람이 많이 생기고, 그 마저도 채워질 방법이 딱히 없으면 내침을 당한다.



입사를 한다면, 대기업 간판 보고 회사 곳간이 배부를 테니 인심이 많겠지 기대하지 말자. 순 수익과 비즈니스 모델 분석 잘 하고 판단하자. 하지만, 예상에 없던 코로나 19 팬더믹처럼 어느 시점이라도 위기는 닥쳐올 수 있다.


그러니 어느 날 갑자기, 영원히 잘 될 것처럼 기대되던 서비스가 종료될 수 있고(섭종이라고 줄여 말하더라), 회사는 공중분해될 수 있다. 스스로 삶을 꾸려갈 의지가 없어진 게 아니라면 나 살 궁리는 스스로 꾸준히 해야지 회사나 조직에 기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비상 위기 상황에서는 '수신 제가' - 나와 가족을 지키는 것도 의지만 있다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가장 기본이 되는 쉬운 것이라고 말할 수 없다.





여러 가지 접점이 있어 고군분투하는 개인 자영업자분들의 끝모를 고통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것이 보인다. 불경기가 진짜 끝날 수나 있는 건가? 코로나 19 종식 선언을 했더라도 그 즉시 개개인의 돈이라는 재화가 밀물처럼 채워지는 것이 아니다.


게다가 소비심리가 회복되었더라도 흥청망청 무개념 소비를 지향하거나 충동적으로 구매를 결정하지도 않는다. 아주 극히 소수의 애호품이나 개인 취향 저격 소 아이템이 아니라면, 소비를 안 하고 살 수는 없으니 무조건 시간을 들이고 또 들이고서라도 최저가를 찾고 쿠폰 할인, 신용카드 할인을 계산한다. 명백히 구성이 좋은 홈쇼핑이 아니라면 이처럼 합리적인 결정 단계를 거쳐야 스스로 돈을 잘 관리하는 것처럼, 죄책감없이 지속적으로 소비를 할 수 있다.


많이 번다는 보장, 예측이 안 되니 가진 돈을 최대한 할인을 받아서 적게 쓰는 것이 이득이라는 소비심리가 있으니, 판매자들도 내 이익, 마진만 높일 생각에 다른 판매자 경쟁 상황 조사도 대충 쓱 하고 가격을 책정했다간 이내 외면받기 십상이다.



그리고 돈은 소수의 잘나가는 곳에 유독 몰리는 특성이 있어서 공평한 재분배가 일어나지도 않는다.


각자 판매자 입장에서 제품, 상품, 서비스 개발에 영혼을 갈았든지 젖먹던 힘까지 다 쏟아서 야근해가면서 승부수를 던졌든 이 자체는 소비자가 알 바도 아니고, 좋은 가격 조건에 판매자가 진심을 담아 꼼꼼히 부족함 없이 애써 잘 만드는 것이 당연하기까지 해서 결격사유는 될지언정 선택받는 단계의 승리를 보장할 수 없다.


품질이 좋고 안 좋고를 떠나 새 상품을 출시해서 도전장을 내밀었다면, 블루오션이니 뭐니 기대감만 잔뜩 키워서 아무 것도 안 하고 있지 말고, 부지런히 발품 손품 팔아 알리고 무료체험으로 널리 전파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세상이 어쩌다 이 대단한 상품을 발견해 저절로 알려지기는 커녕, 선택받는 경험을 할 기회조차 희박하다.


고고한 자세를 유지하고 싶은 마음은 알겠지만, 세상에는 사방에서 시도 때도 없는 소음(노이즈)이 가득차서 미안하지만 그 곳에 눈길도 줄 겨를이 없다.




콘크리트는 무너진다. 견고해서 절대 무너질리 없는 완벽한 성이 아니다.


사람들 사는 곳에 유토피아는 없다. 살아갈 의지만 있다면 어떻게든 더불어 살 궁리를 하면 된다.


변하지 않는 것, 항상 안정적인 것, 완전한 것은 없다. 부단히 발버둥 치며 이리 저리 달릴 뿐이다.


살아갈 방법은 알아서, 내 나름대로, 내 가치관에 따라 부단히 부지런히 미어캣마냥 목을 쭉 뻗어 찾아야 할 필요가 있다.


박보영 배우님 역할은 계란 주제에 계속 바위에 몸을 던지고 있었다. 당연하게 내가 생각하는 가치가 이 조직 안에 절대 받아들여질 수 없다면, 그 가치가 당연한 곳을 찾아나가야 마음이라도 편하게 살 수 있다.


그 안에서 마음이 괴로워서 숨도 잘 안 쉬어지고, 밥도 잘 안 넘어가고 '내가 절대로 어떻게 해도 해결할 방법은 없는데 답답한 회사 문제 때문에' 잠 못 드는 날이 많다면 두 가지 선택이 있다. 서서히 말라 죽어가다가 좀비가 되든지, 뛰쳐 나와서 마음이라도 편하게 살든지.


누구에게도 의지하거나 믿거나 기대하지 말 것.



각자도생
그 것 만이
내가 살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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