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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결코 명랑하지만은 않을 때

오늘은 잠시나마 차분해지는 시간

by 스토리캐처

일상 그 어떤 것보다

나에게 중요한 일


먼저 돌아가신 아빠에게는 조금 많이 미안하지만, 엄마가 일 년전 내 곁을 떠난 오늘이, 아빠가 떠난 날보다 더 많이 눈물이 그렁그렁하고 먹먹한 마음으로 가득 채워진다.


다른 글을 발행하려고 주말 내내 이리 저리 수정하고 또 고치고 그러다가 말았는데, 사실 오늘 가장 중요한 일은 엄마를 기억하는 것이다.


일은 최대한 짧게 하고선 덮어두고, 내내 엄마가 준 추억과 고마웠던 따뜻한 등의 온기를 기억해 봐야겠다.


어떤 말이든 내가 하면 경청해 주고 '그래. 네 말이 딱 맞다'고 매번 맞장구 쳐 춰서 더 이야기하고 싶게 이끌어준 것, 맛있는 음식을 힘든 기색없이 차려주고, 내가 먹는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던 빛나던 눈빛을 깊이 떠올린다.


조용히 과거로 타임머신을 타고 날아가 내 기억 속에 생생히 살아있는 시간과 공간을 꺼내보고, 바라보고, 그 때의 우리를 생각하는 날로 정해서 사랑으로 가까스로 지내온 그 마음을 조금이라도 헤아려 보기로 한다.


있을 때 잘하자고 말은 하는데, 정작 있을 때 그렇게 잘하지도 못했고, 곁에 없으니 더 사무치게 미안하고 또 미안한 마음이 든다.


같이 지낸 세월만큼 추억할 게 많으니, 더 오래 하나씩 꺼내서 보고 또 떠올려보고 하는 것 같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소중한 추억을 나눠 간직하는 것에 오늘 지금 이 시간, 모두 더 없이 진심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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