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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토리캐처 Nov 07. 2023

언어 유희를 의외로 받아주는 사람

그러니 좋아할 수 밖에

이런 글에는 드러내지 않지만, 잘 받아주는 사람과는 언어유희와 드립을 즐기는 편이다.


은근히 철벽으로 튕겨내는 사람도 있고, 재미있다고 잘 받아줘서 계속 더 실험적인 아무 말을 하고 싶게 하는 사람들이 있다.


다른 사람을 즐겁게 해 주고 웃는 모습, 빵 터지게 웃기고 싶은 욕망을 채워주는 내 아무 말 열혈 경청자들에게 고맙고 감사한 마음이다. 그러니 선물이든 뭐든 해 주고 싶은 마음까지 이어진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선물받고 기뻐할 그를 떠올리는시간이 전혀 아깝지 않고 좋아할 확률이 100%일거라는 확신을 가지고 주는 기쁨을 누리게 된다.


저 멀리서 반짝 빛나는 나를 알 리 없는 우주 대스타보다 내 곁에서 함께 빛을 주고 받는 반사판같은 작고 귀여운 행성들이 훨씬 좋다. 연예인 덕질은 하지 않는다. 나에게는 마냥 내가 주기만 하는 기쁨보다 일단 서로 인사든 편한 말이든 고마운 거래나 응원이나 나눔처럼  상대방과 내가 주고 받는 것이 필요하다. 좋아하는 주위 사람들 팬질은 진심이지만, 한정된 시간 재화와 에너지를 집중해서 써야해서 연예인 포함 나를 모르는 아무에게나 그럴 수는 없다.


곁에 가까이 있어야 선명하고 크게 보인다. 자주 봐야  매력에 깊이 빠져든다. 멀리 있으면 내가 보는 세상에선 있지만 안 보이는 흐릿한 존재다. 그 정도 거리에서는 자주 봐도 상대를 잘 모른다. 나를 모르는 상대에게는 꺼내자 마자 5초도 유지되기 힘든 짧은 관심이 나왔다가 이내 증발한다.


브런치스토리 글 조회수가 일시적으로 높은 건 잠시 큰 파도가 우연히 이 쪽을 향한 것이라, 기쁜 마음도 짧게 흘러왔다가 쑥 빠진다.


숫자가 대단히 크지는 않아도 든든한 친구를 많이 만든 브런치 작가님 글을 보면, 앞으로 계속 즐겁게 글을 써 주실 것 같다는 느낌이 온다. 자신의 이야기를 꺼냈더니, 댓글에 계속 흥미로운 사연이나 공감과 응원이 나온다니 얼마나 신나는 일인가.


글도 삶도 생각도 좋은 풍경도 잠시 혼자 쓰고 보고 싶을 때도 있지만, 편안하고 고마운 친구들과 같이하면 마음이 가득 채워지고, 든든하고 좋은 추억을 함께 만들었다는 기쁨을 선물로 받는다.


오늘은 결이 맞는, 드립구사력이 참 마음에 드는 분을 처음 만나러 간다. 비록 아직까지 주고받은 건 SNS 인스타그램 댓글, DM 쪽지라서 대화도 많지 않고, 저녁에 온라인으로 짧게 줌월드에 접속해서 볼 예정이지만, 아침부터 기대되는 신선한 '오늘의 약속'이다.


약속도 드물고, 평소 드립마저 내 마음에 들게 하는 분은 더 귀해서 나를 위한 선물같은 투자인데, 기쁨의 크기에 대비해서는 수강료가 높지 않다. 줌 강연도 꽤 신경쓸 것도 많고 여러모로 고생하시는데 이거 너무 적게받으시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저녁에 무사히 만나보고, 평소 들여다 보지도 못하고 방치한지 오래되서 잠자는 어느 쪽 뇌를 마구 흔들어 깨워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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