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처음엔 AI 댓글인줄도 모르고

ㅋㅋㅋㅋ

by 스토리캐처

그저 속고 말았다

제길


다소 신경 쓴 기색이 역력한 지나치게 길고 정성스런 댓글은 작가를 기쁘게도 하지만, 그 것이 사람의 손을 직접 거치지 않은 자동 댓글이라는 것을 알아차리는 순간 싸늘하고 씁쓸한 감정으로 바뀐다.


카카오톡으로 나를 그렇게 데려가고 싶어하는데, 변방의 브런치스토리에까지 와주는 정성은 심히 갸륵하나, 잠시 좋았다가 몇 번의 패턴을 만나서 '낚시하는 스타일'이 뽀록나(들통이 나서) 이제 아무 감흥도 없고, 여기서 좀 더 열이 받는다면, 도배꾼 계정을 신고할 작정도 할 것이다. 그래봐야 N개의 계정으로 활개를 칠테니 신고도 별 소용도 없겠지.


댓글 인연으로 나름 공들여 쌓아가는 인사이트를 참으로 한가하게 카톡으로 마구 퍼 드릴 수 있다면, 그 곳이 바로 태평성대 천국이 아닐까 싶은데 말이다.


데이트스캠은 소통하고 싶은 외로운 이에게 인정 욕구를 줄 것처럼 간교한 말로 마음을 흔들고, 내 지갑과 시간과 정성과 애정을 쏙 훔쳐가는 방식이다.


한가하게 AI와 그렇게 순수한 마음으로 놀 수 있는 시간도 여유도 내겐 없다. 물론 지갑도 비어있다 ㅋㅋㅋ



keyword
작가의 이전글브런치스토리를 흐르는 응원 품앗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