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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 주의, 취급주의가 말하는 것

행동에 대한 언급과 상태/현상에 대한 언급

  페인트를 칠한 후에

우리는 ‘칠 주의’라고 적어놓는다.
미국 사람들은 ‘WET PAINT’라고 적어놓는다.



  깨지기 쉬운 물건을 포장한 후에 겉에

우리는 ‘취급주의’라고 적어놓는다.
미국 사람들은 ‘FRAGILE’(깨어지기 쉬움)이라고 적어놓고.



  다르다.


우리는 ‘칠 주의’, ‘취급주의’라고 적어서
사람의 ‘행동’에 초점을 맞추었다.

미국 사람들은 ‘WET PAINT‘, ‘FRAGILE’이라고 적어서 
물건의 ‘상태/현상’에 초점을 맞추었다.


  우리는 페인트의 상태에 대해 말하는 게 아니라

‘만지지 말라’, ‘닿지 말라’고 ‘행동’에 관해 직접 언급한다.


  미국 사람들은 그저 페인트가 덜 말랐다는 ‘상태/현상’에 관해 말한다.

‘여기 덜 마른 페인트가 있다’고만 말하고 뭘 하거나 뭘 하지 말라고 하지 않는다.

그 덜 마른 페인트에 관해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는 각자 알아서 하라고 하는 듯이 보인다. 



  깨지기 쉬운 물건이니까 조심스럽게 다루라고 우리는 그렇게 ‘행동’에 관해 경고한다.


  미국 사람들은 그 물건이 깨어지기 쉽다는 ‘상태/현상’에 대해서만 얘기한다.

깨어지기 쉬운 것이라는 '상태/현상'만 얘기하고 그것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 그 ‘행동’에 대해서는 직접 말하지 않고 각자 알아서 하라고 하는 것 같다.

대만의 경우에도 깨어지기 쉬운 물건이라고 '상태/현상'에 대해 말한다.


  우리하고 조금 다르다


왼쪽은 미국의 경우, 오른쪽은 대만의 경우


.


  물론 FRAGILE 다음에 PLEASE HANDLE WITH CARE(취급주의)라고 '행동'에 관한 문구를 추가하는 경우도 있다. 많지는 않지만 WET PAINT 다음에 DO NOT TOUCH(만지지 마세요)라고 '행동'에 관한 문구를 추가하는 경우도 있고.



  그런 추가 문구가 있다고 하더라도 '행동'에 관한 글자 수가  '상태/현상'에 관한 글자 수보다 많다.


상태에 관해 FRAGILE
행동에 관해 PLEASE HANDLE WITH CARE


상태에 관해 WET PAINT
행동에 관해 DO NOT TOUTCH


  그래서 '행동'보다 '상태/현상'에 더 집중하는 것처럼 보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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