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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 건축 박물관

집짓기 놀이의 추억

6만 8천 점의 건축도면 보유


  집짓기 놀이는 예나 지금이나 어린이에게 인기가 높다. 부모 입장에서도 아이가 손을 사용하고 또 상상력을 동원하는 놀이이기에 반갑기만 한 놀이이다. 무엇으로 집짓기 놀이를 했는지는 시대와 장소에 따라서 다소 차이가 있다. 진흙으로 집짓기 놀이를 해본 경험을 가진 이도 있고, 나무 블록으로 해본 이도 있고, 레고 회사에서 나온 레고 블록으로 집짓기 놀이를 해본 이도 있다.


  그 추억을 되살려볼 만한 박물관이 워싱턴 디씨에 있다. 건축에 관한 박물관인데, 두세 살의 어린이로부터 백발의 노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구경과 경험을 해볼 수 있는 국립 건축 박물관(The National Building Museum)이 그것이다. 7만 5천 점에 이르는 사진, 6만 8천 점에 이르는 건축도면그림, 4천5백 점에 이르는 관련 물품들을 소장하고 있는데 그중 일부를 일반에게 공개하고 있다.


1,550만 개의 벽돌과 세 가지 그리스 기둥 건축 양식


  전철 쥬디시어리 스퀘어 역을 나오면 정면에 커다란 붉은 벽돌 건물을 만난다. 이것이 국립 건축 박물관이다.


  이 건물은 남북전쟁에 참전하였던 메이그스(Montgomery C. Meigs) 장군이 1882년~1887년에 건축하였다. 외관 크기는 길이 400피트(약 122미터)폭 200피트(약 61미터)이니까 상당히 큰 건물이다. 1,550만 개의 벽돌과 테라코타 장식으로 만들어진 건물이다. 건물 외벽에 띠 모양의 북군 부조 장식이 있는데 그 길이가 무려 1,200피트(약 366미터)나 된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레고로 만든 박물관 모형을 보게 되고 그 뒤의 안내대로 가서 입장료를 내고 팔찌를 받아서 착용하면 이제 본격적인 시작이다.


  건물을 들어서면 바로 만나는, 중앙에 분수가 있는, 커다란 홀의 이름은 그레이트 홀(Great Hall)이다. 홀의 길이 316피트(약 96미터), 넓이 116피트(약 35미터), 높이 159피트(약 48미터)의 규모이니 그레이트라는 표현이 그다지 과장된 것은 아닌 셈이다. 이 곳의 높이 159피트는 15층 높이와 맞먹는다.


그레이트 홀 (기둥 상부의 장식이 세 가지)


  그레이트 홀에는 8개의 높다란 기둥이 있다. 높이 75피트(약 23미터), 직경 8피트(약 2.4미터), 둘레 25피트(약 7.6미터). 기둥마다 7만 개의 벽돌로 만들었고 대리석으로 외장을 마감했다.


  그레이트 홀에 있는 이 기둥은 화려함을 특징으로 하는 코린트 양식 기둥(Corinthian columns)이다. 그리고 1층에 있는 72개의 기둥은 간결한 모습의 도리아 양식(Doric)이고, 2층에 있는 72개의 기둥은 약간의 장식이 있는 이오니아 양식(Ionic)이다. 결국 여기서 그리스 건축의 세 가지 기둥 장식을 모두 만나는 것이다.


수집품 전시장에서 만나는 유명 건축물


  1층에서는 먼저 가는 곳은 수집품 전시장(Cool& Collected: Recent Acquisitions)이다. 세계 유명 건물 백여 개를 한 장의 그림에 그린 커다란 그림이 있다. 그 그림 속에서 아는 건물이 몇 개나 되는지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다.


  그 옆에는 종이로 만든 로마 바티칸 성 베드로 성당의 모형이 전시되어있다. 여기가 이름하여 ‘80개의 종이 모형으로 하는 세계 일주’ 공간. '80일간의 세계 일주'를 떠나듯이 퍽 다양한 문화를 만나는 종이 건축물 모형 모음이다.


  여기에 우리의 전주 축구장 모형 책자가 벽에 전시되어 있다. 2002년 월드컵이 열렸다는 것과 천장이 우리의 전통 부채 모양과 같다는 설명까지는 좋은데, 지명 표기를 잘못했다. 전주가 Jeonjn으로 적혀 있다. 마지막 철자인 n은 u로 표기해야 하는데 착오가 있었던 모양이다.


  이 전시장에서 자세히 들여다보면 예루살렘에 있는 현존하는 이슬람 건물 중 가장 오래되었다는 황금사원(Dome of the Rock)과 같은 유명 건물을 퍽 많이 만날 수 있다. 


  그 옆에는 조각가 레이먼드 카스키(Raymond Kaskey)의 공간인데 그는 워싱턴 디씨의 제2차 세계대전 기념공원의 조형물을 만든 사람이다. 청동 조형물을 어떻게 만드는지 사진과 그림으로 보여준다.


어린이를 위한 집짓기 놀이터


  다음은 집짓기 놀이터(Building Zone)인데 두 살에서 여섯 살까지의 어린이를 위한 공간이다. 다양한 집짓기 장난감을 가지고 놀면서 건축에 친숙해지게 하는 곳이다. 보호자가 거기 함께 있어야 한다.


  2층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지나갔는지 올라가는 계단이 반짝거린다. 계단에 쌓인 세월의 흔적을 밟으면서 올라가 만나는 첫 번째 전시장은 집과 집(House& Home). 다양한 집의 사진과 다양한 가정의 모습을 사진으로 보여준다. 다양한 모형도 있다. ‘당신이 있는 그곳이 바로 집(Where Thou art-that-is Home)’이라는 에밀리 디킨슨의 글귀가 보인다.


  그 옆방에서는 집을 지을 때 기틀을 만드는 여러 형식을 보여주고 그 건너편에는 집 안에서 사용했던 옛날 물건들을 보여준다. 거기에는 19세기 손재봉틀, 1830년의 결혼 증명서, 라디오/tv/전축이 모여 있는 1950년대 엔터테인먼트 센터, 1930년대의 쿠킹 스토브 같은 것들이 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영화배우 파라 포셋(Farrah Fawcett)의 1976년도 포스터인데 무려 1천2백만 장이나 팔렸단다. 저작권 문제로 이 방에서는 사진 촬영을 할 수 없다는 것이 몹시 아쉽다.


파라 포셋(Pixabay의 사진 / 박물관 사진과는 다른 것임)


2층의 집짓기 체험장


  2층에는 집짓기 체험장(PLAY WORK BUILD)이 있는데, 들어서면 다양한 집짓기 놀이 장난감이 전시되어있다.


옛날식 집짓기 놀이 장난감


  그 뒤에는 여러 모습으로 집짓기 놀이를 할 수 있는 네 구역이 기다리고 있다. 작은 장난감, 조금 큰 장난감, 많이 큰 장난감이 있어서 자신의 상상력을 한껏 발휘해서 집을 지어볼 수 있다. 끝에는 하이테크를 이용해서 몸으로 블록을 만들어보기도 한다.


집짓기 놀이의 다양함


기념품 판매점


  전시장 구경이 끝났다고 바로 박물관을 나서지는 말자. 기념품 판매점에 들러보는 것이 아직 남아있다. 기념품을 살 생각이 없다고 지나치지 말기를 바란다. 기념품점은 단순히 기념품만을 파는 것이 아니다. 그 안에는 책을 비롯해서 그 박물관과 관련된 수많은 상품들이 진열되어있다. 그 박물관의 다른 모습을, 어쩌면 더 생생한 모습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


  국립 건축 박물관도 그렇다. 무척 넓은 공간에 건축에 관한 많은 것들이 준비되어있으므로 꼭 들러보기를 바란다. 고국에 있는 오랜 친구에게 보낼 카드를 여기서 구입했다. 카드를 펼치면 워싱턴 디씨의 유명 건물이 입체로 나타나는 카드인데, 그가 워싱턴 디씨를 방문해본 적이 있었기에 망설임 없이 선택했다. 요사이 젊은이들 말로 ‘득템’인 셈이다.


입체카드 : 의회 의사당(왼쪽)과 백악관





방문 정보


주소 : 401 F Street NW, Washington, DC 20001

인터넷 : www.nbm.org

개관시간 : 월-토 오전 10시 - 오후 5시, 일 오전 11시~ 오후 5시

          * 단, 집짓기 놀이터(Building Zone)는 오후 4시 폐관

입장료 : 10달러(60세 이상/ 학생(학생증 제시)/ 3세-17세는 7달러, 2세 이하 무료)

          * 그레이트 홀(Great Hall), 역사 건축 투어, 기념품점, 카페는 무료입장

전철 : 쥬디시어리 스퀘어 역(Judiciary Square Station, 레드 라인) 바로 앞

          갤러리 플레이스-차이나타운에서 걸어서 5분 거리

투어 : 무료 (매일 일정이 다르므로 인터넷으로 미리 확인 바람)

기타

          * 저작권 때문에 사진 촬영을 할 수 없는 곳이 많으므로 주의해야 함

        * 아주 높은 곳에 작품들이 있으므로 망원경을 가져가면 도움이 될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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