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에 부쳐
“안녕하세요?”
“예, 안녕하세요?”
“저희 가게 잠시 닫기로 했어요…”
“아 저런… 코로나 때문에… 힘드시지요?”
“예… 그래서 이번 주말까지만 영업하고 두 달간 집에 있으려고요…”
“그럼 우편물은 어떻게 하지요? 집으로 보내 드릴까요?”
“집에서 받을 수 있어요? 그거 어떻게 하죠? 저희 집 주소를 드릴까요?”
“제가 직접 주소를 받는 것은 아니고요, 인터넷 유에스피에스닷컴(usps.com)에 가셔서 체인지 어드레스(change address)를 신청하시면 됩니다. 거기에 집 주소를 알려주시면 가게로 오는 우편물이 집으로 가게 됩니다. 포워딩(forwarding)이라고 하는데요, 모든 우편물이 집으로 가는 것은 아니고 대략 광고물들을 뺀 나머지가 집으로 갑니다.”
“그런 게 있군요. 두 달 후에 다시 가게를 열면 다시 가게로 우편물이 오나요?”
“예, 체인지 어드레스를 할 때 템퍼러리(temporary)를 선택하시면 되고요, 템퍼러리를 선택하시면 언제까지 포워딩해 달라고 포워딩 기간을 지정할 수 있습니다. 그 기간이 끝나면 다시 가게로 우편물이 배달되고요.”
이상은 얼마 전 한인이 운영하는 가게 앞에서 가게 주인과 나눈 대화이다. 보통 사람들은 우편물을 부치거나 우편물을 받는 것 말고 그 밖의 우체국 업무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자주 일어나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금 길게 얘기를 나누게 되었다.
미국에 도착한 후 여러 가지 직업을 가져봤지만 가장 오래 하고 있는 일이 미국 우정국(USPS, United States Postal Service)에서 우편물을 배달하는 업무이다. 우체국 안에서 일하다 보니 우편업무에 대해 남들보다는 조금 많이 알게 되었다. 그 얘기를 나누어 보려고 한다. 인터넷에서 우체국 업무에 관한 글을 몇 보았는데 잘못된 내용들을 볼 수 있었다. 우체국 밖에 있는 사람들이 가질 수 있는 그런 종류의 오해다. 그런 오해도 풀어보려 한다.
앞으로 할 얘기는 미국 우체국을 이용하는 방법에 관한 것이 대부분이겠지만 미국 우체부의 애환도 함께 담으려 한다. 미국에 사는 한인이 수백만이니까 미국 우체국 업무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있겠다 싶다. 본국에 있는 사람들은 우체국 업무가 본국과 어떻게 다른지 알아보는 것도 뭐 그런대로 재미있지 않을까.
이제 시작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