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든 팔든 손해 보는 것 같은 인간의 심리
자녀가 성장해서 자동차를 운전하게 되는 나이가 되면 부모는 자녀에게 신차를 사줄지 중고차를 사줄지 고민하게 된다.
중고차를 사주자니 고장 때문에 자녀들이 느닷없이 길바닥에서 낭패를 당할 것 같아서 불안하다.
그런 부담을 줄이자고 신차를 사주자니 이번에는 돈이 문제다.
신차의 경우에는 거기에 한 가지 더 감안해야 될 사항이 있으니 바로 자동차보험료이다.
자동차보험이라는 게 상대방에 대한 보상도 해주지만 자기차에 대한 보상도 해준다.
즉 사고로 내차가 망가지는 경우에 보험사에서 보험금을 지급한다.
이때에 중고차보다 신차가 보험금이 더 큰 것은 당연하다.
이 당연한 얘기는 신차의 경우에는 보험료가 더 많아진다는 결론에 이른다.
사고 났을 때 더 많은 보험금을 지급해야 할 부담이 있다면 보험료를 많이 받는 것이니까.
특히 차를 처음 운전하는 16살, 17살 나이의 운전자는 사고율이 높기 때문에 보험료가 몹시 높은데, 거기에 신차를 운전한다면 보장 범위가 더 커지는 것이어서 그 보험료는 어마어마하다.
이렇듯 높은 자동차보험료를 낮추려면 중고차를 사줘야 하지만, 자녀의 운전 첫 시작을 신차로 축하해주고 싶은 부모의 마음이 있다.
아무런 부담 없이 신차를 사줄 정도의 경제력이 되지 않으면 대개 중고차를 사주는 것 같다.
물론 자신의 경제력은 되지만 의도적으로 중고차를 사주는 부모도 있었다.
중고차라고 해도 아주 오래된 것을 사주는 것은 아니기에 3년 정도 무난하게 타서 어느 정도 자동차에 익숙해지면 그때 신차 구매 여부를 다시 검토하는 것 같다.
중고차를 파는 곳은 신차를 판매하는 딜러의 자매사인 판매점이 있고 신차 판매 딜러와 상관없이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판매점이 있다.
독립 운영하는 판매점은 대개 규모가 작은데 예외적으로 큰 규모의 업체도 있다.
카맥스(Carmax)라는 회사인데 거의 신차 판매 딜러와 같은 규모로 크다.
이 회사의 특징은 가격 흥정이 없다는 것이다.
자동차 가격도 흥정의 대상이 되는데 이 회는 각각의 자동에 적혀있는 가격이 곧 판매 가격이다.
가격 흥정이 없다는 것, 이것이 장점이다.
무엇을 사든 지 사는 사람은 ‘비싼 값에 샀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갖게 된다.
‘더 깎아달라고 그럴걸 그랬나?’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하지만 카맥스에서는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아도 된다.
표시된 가격으로 살지 말지만 결정하면 된다.
카맥스가 융자를 해주기 때문에 할부로 살 수 있다.
카맥스에서 중고차를 사면서 기존에 타고 있는 중고차를 카맥스에 건네주고 건네준 차의 가치만큼 새로운 중고차 가격에서 빼주는 트레이드 인(trade in)도 가능하다.
중고차 판매점을 통하지 않고 중고자동차를 사는 방법으로는 당사자간 직거래를 하는 방법이 있다.
신문에 광고를 내거나 스스로 홍보를 하여 살 사람을 찾는 것이다.
카맥스에 가서 트레이드 인 가격을 알아본 후 켈리 블루 북(Kelly Blue Book) 인터넷을 참조해서 가격을 정하는 것 같다.
그 중고차의 하자나 품질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사는 사람이 부담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자동차를 구입하는 것은, 신차이든 중고차이든, 큰돈이 들어가는 일이다.
집을 사는 것 다음으로 큰돈이 들어간다.
문제는 이 거래가 수시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몇 년에 한 번 밖에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는 사람은 '너무 비싸게' 사는 것 같고, 파는 사람은 '너무 싸게' 넘기는 것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게 인간이다.
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