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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면 말고

아니 어떻게 그런 말을...

"아니면 말고."

무척 싫어하는 말이다.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을 경멸한다.

타인의 생각, 타인의 말을 가지고 노는 사람이다.

타인의 인격을 희롱하는 사람.


말을 조심스레 하는 편이다.

질문을 받으면 생각을 하고 먼저 속으로 표현을 다듬은 후에 답변을 한다.

그렇게 정성을 들였는데 그 답을 들은 상대방이

"그냥 해본 소리야."

라고 말하거나 더 나아가서

"아니면 말고."

라고 말하면 화가 난다.

사람을 갖고 놀았다는 느낌이, 상대방에게 놀아났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20여 년 훨씬 너머의 세월.

회사 다닐 때 직속 상사인 담당 이사가 어떤 질문을 했다.

내 신상에 관한 것이었는데 누가 잘 알지도 못하고 잘못된 것을 그 이사에게 전달했던 것 같다.

사실이 아니기에 그리고 그의 부하직원인 나에 관한 것이기에 더욱 정성을 들여 조곤조곤 설명을 했다.

설명을 듣고 난 그가 말했다.

"아니면 말고."

그 말을 듣는 순간 하마터면

"야

개새끼야!"

하고 소리 지르며 그의 뺨을 후려칠 '뻔'했다.

내 삶이 네게 그렇게 우습게 보이냐고 소리를 꽥 지를 '뻔'했다.



"아니면 말고."

타인의 생각, 타인의 말 그리고 타인의 인격을 노골적으로 희롱하는 말이라고 생각하기에

무척이나 싫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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