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떻게 성장할 것인가?
금쪽같은 내새끼라는 프로가 한 때 매우 인기가 많았고 여전히 인기가 많은 편이다. 금쪽이라고 하는 것은 자식을 너무 귀하게 키우는 나머지, 자기가 하고 싶은데로만 자라서 문제를 만드는 아이를 뜻하는 것인데, 해당 에피소드들을 보면 정말 가관이다. 너무 귀하게 키우는 나머지 훈육을 하지 않고, 아이 상처를 주지 않으려고 하다보니 오히려 아이가 삐뚤게 자라게 되어서 문제를 만들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제 우리는 새로운 종류의 금쪽이를 목격하게 될지도 모른다.
사람은 살다보면 다양한 문제에 접하게 된다. 어릴 때는 부모의 영향권이라는 것이 있어서 어느 정도 그 환경도 제어가 되지만, 학교에 가기 시작하면서 부모의 영향권에서 벗어나게 되고 이런 저런 문제가 생기게 된다. 그도 그럴께, 대부분의 아이는 금쪽이로 자랐을텐데, 그런 금쪽이들끼리 만나면 어떻게 되겠는가? 서로 귀하다고 여기는 아이들이, 자신이 귀하니 다른 사람들도 귀하다는 것을 깨닫는것보다, 내가 귀한데 네가 왜 양보를 하지 않는 것이야라고 생각하는게 더 빠를 것이다. 어른들도 깨닫지 못하는 진리를 아이들이 어찌 깨달을 수 있을까?
그런 아이들이 성장하지 않고 자라고 자라서 사회에 나온다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더욱 파편화되고 이기심이 가득한 세상으로 변하게 될 것이다. 보듬고 이해하는 세상이 아니라, 나와 다른 사람들에 대한 존중을 하지 않고, 자신이 옳다고 여기는 세상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그리고 여기에 한 가지 변수가 더해진다. AI 산업의 성장도 한 몫 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2022년 ChatGPT가 나온 이후, 여러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의 11~20% 수준이 주기적으로 생성형 AI를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처음에는 헛소리도 많이 하고, 이상한 답변을 많이 내놨지만 지금의 GenAI는 사람의 감정을 읽는 것처럼도 보인다. 개개인을 지지하고, 그 사람을 응원하는 이야기가 항상 나온다. 꾸짖음도 없고, 당신을 이해한다. 당신을 지지한다는 이야기가 계속 나오면 사람들은 자신들의 문제를 극복하지 못한채 다시금 어렸을때 금쪽이로 자란것처럼 디지털 금쪽이로 자라게 될 지도 모른다.
이 문제는 더욱더 인간관계를 소원하게 만들고 서로를 격리시킬지도 모른다. 더욱 나약해지고 AI에 대한 의존성이 커질지도 모른다. 그리고 기술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로봇 산업이 발전하게 되면, 자신과 뜻을 대립하거나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 대신, 항상 나를 지지하는 (AI를 탑재한) 로봇에 의지하게 될 수도 있다. 로봇의 외향이 더욱 인간처럼 되고, 자신이 원하는 외향, 성향까지 선택할 수 있는 세상이 되면, 어쩌면 인간은 사람을 더욱더 멀리하고 로봇과 일생을 함께 할지도 모른다.
물론 AI가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AI는 도구일 뿐이고, 때로는 우리에게 필요한 위로를 주기도 한다. 외로운 사람에게는 동반자가 되어주고, 고민이 있는 사람에게는 상담자가 되어주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은, AI가 우리의 성장을 멈추게 하는 안락한 요람이 되는 것이다. 금쪽이를 만드는 것은 과보호가 아니라, 아이가 스스로 문제를 마주하고 극복할 기회를 빼앗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AI가 항상 우리 편을 들어주고, 항상 우리를 이해해준다면, 우리는 언제 불편한 진실과 마주하고, 언제 자신의 문제를 직시할 수 있을까?
디지털 금쪽이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AI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가 중요하다. AI에게서 위로를 받더라도, 결국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나 자신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AI가 나를 지지해준다고 해서, 내가 항상 옳은 것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AI와의 대화가 편하다고 해서 사람과의 관계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
결국 우리가 원하는 것은 AI가 만들어주는 완벽한 세계가 아니라, 불완전하지만 서로를 이해하려 노력하는 세상이 아닐까. 금쪽이가 아니라, 상처받고 넘어지면서도 다시 일어나는 법을 배우는, 그런 인간으로 자라나기를 바란다. AI 시대에도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성장은 항상 불편함 속에서 시작된다는 진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