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름과 완벽주의 사이, 나의 미루기 습관

핑계대기 대장

by 채박사

나는 대체로 게으른 편이다. 어떤 일은 빠르게 처리하지만, 어떤 일은 미루고 또 미룬다.

왜 이런 행동이 나올까 고민해보니, 우선 너무 많은 일을 쌓아두는 성향이 있는 것 같다. 그 속에서 중요한 일이 생기면 그것을 처리하느라 다른 일들이 계속 밀린다. 결국 점점 더 미루게 되는 악순환이 시작된다.

일이란 게 단순히 '무언가를 하는 행위'만이 아니라 감정적인 소모를 포함하는 듯하다. 빨리 끝낼 수 있는 일도 "아직 여유 있으니까", "아직 세 달이나 남았네" 하면서 실제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시간만 흘려보낸다. 그리고 '아, 난 왜 이럴까?' 하며 스스로를 탓하는 내 모습을 자주 발견하게 된다.


아이러니한 직장생활

신기하게도, 회사에서 내가 맡은 업무는 '관리'였다. 미루면서는 절대 할 수 없는 일이었다.

프로젝트를 차근차근 기획하고, 기간을 정하고, 다른 부서와 필요한 업무를 조율하고, 각 개인의 업무량을 분배하고, 외부 업체와의 미팅 및 일정을 조율하는 일. 한 프로젝트가 아닌 여러 프로젝트를 매일매일 원활하게 굴러가도록 만드는 게 내 일이었다.

참 아이러니하다. 일할 때의 나와 개인 생활을 할 때의 나는 전혀 다른 성격을 가진 것 같다. 물론 성향이 어디 가는 건 아니라서, 불쑥불쑥 게을러지고 싶은 마음이 들 때도 있었다. 그럴 때면 이를 악물고 업무를 진행했던 것 같다. 음, 다시 생각해보니 이를 악문 경우는 하기 싫은 일이었을 때고, 재미있는 업무는 콧노래를 부르며 했던 것 같다.


부담감이라는 적

뭔가 큰 부담감이 있을 때, 나라는 사람의 성능은 급격히 떨어진다. 그 부담감 때문에 무언가에 제대로 집중하지 못하는 나를 발견한다.

부담감이 커질수록 회피 성향도 커지는데, 그래서인지 시험 때 책을 읽고 싶어지거나 영화가 보고 싶어진다. 결국 그렇게 유혹에 넘어가고, 후회를 한다. ㅡㅡ;;;


오늘도 마감일에

오늘 세금 업무를 마무리했다. 오늘이 마감일인데, 딱 마감에 맞춰서 끝낸 것이다.

'내일 하면 되지 뭐~' 하면서 다른 것 처리한다고, 하고 싶은 것 한다고 계속 미뤄뒀더니 또 마감일에야 끝냈다. 아내가 마감일 날 끝냈다는 이야기를 듣고 웃었다. 나도 웃겼다.

그래서 이번에는 해당 업무를 편하게 끝낼 수 있는 앱을 만들려고 기획 중이다. 푸하하. 나는 언제나 계획은 거창하게 짜는 편인데, 제대로 실천을 못 해서 늘 용두사미로 끝나곤 한다(특히 개인적인 일들). 다행히 GenAI 덕분에 내 효율성은 높아지는 듯하다. 적어도 한 번 해본 일이기 때문에, 그 노하우에 AI가 더해지면 엄청난 효율성 향상이 가능하니까.


그래도

세금 업무를 다 마무리 지을 수 있어서 너무 다행이고, 기분도 좋다.

다음번에는 마감일까지 질질 끌지 않고 좀 더 이른 시간에 마무리 짓고 싶다. 편하고 여유롭고 쫓기지 않는 삶을 누리고 싶다. 정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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