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어디야?”
“응~ 마트.”
“아직도? 언제 와?”
“어~ 아직 장보고 있어서 조금 더 시간이 걸려. 그런데 왜 전화했어?”
“어~ 갑자기 문이 열려서 무서워서 전화했어."
"바람에 문이 열린 걸 거야, 동생들과 문제집 풀고 있어. 아니면 밖에 나가서 놀 던가.”
“응! 알았어 빨리 와!”
아이들에게 가장 안전할 것 같은 집이 사실은 결코 안전한 곳이 아니다. 의붓아버지나 의붓어머니에 의한 엽기적인 행적을 제외하더라 집은 결코 아이들에게 안전한 장소는 아니다.
한국소비자원이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을 통해 접수된 내용을 바탕으로 매년 발간하는 어린이 안전사고 동향 분석을 보면 전체 안전사고 중 어린이 안전사고 비중은 30% 내외로 비중이 우리나라 총인구 대비 어린이 인구 비중(12.2%)에 비해 매우 높아 안전사고에 취약한 계층임을 알 수 있다.
더욱이 어린이 안전사고가 주로 발생한 장소는 다름 아닌 가정으로, 가정에서 발생한 안전사고 비중은 매년 평균 69%로 가장 높았다.
어린이 안전사고의 원인은 미끄러짐과 넘어짐, 부딪힘, 추락 순으로 높게 발생했으며, 연령대별로는 걸음마를 배우는 시기의 어린이(1~3세)가 가장 높았다. 주로 취학 전 아이들에게만 안전사고가 발생할 것 같지만 초등학생과 중학생의 어린이도 매년 20%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많이 발생한다.
안전사고가 발생하는 이유는 걸음마를 배우는 시기의 아이들은 균형감각과 신체 민첩성이 완전하지 못한 것이 주원인이라면 걸음마를 완벽히 뗀 만 4세 이상의 아이들은 부주의로 인한 방심이 가장 큰 원인이다.
그리고 보호자가 집을 비운 사이 불이나 동생은 죽고 형은 큰 화상을 입었던 일명 '인천 초등생 형제 화재 사건'에서도 알 수 있는 것처럼 집에서는 안전사고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빈도는 작아도 지진이나 화재 등 위급한 상황들이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 만약 아이들끼리만 있을 때 위급한 상황이 발생한다면 '인천 초등생 형제 화재 사건'처럼 끔찍한 인명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화재나 지진 등 집에 위급한 상황이 발생할 때, 또 안전사고가 발생할 때 대처하는 요령에 대해서 평소 틈틈이 지도하는 것도 필요하다.
하지만 더 근본적인 방법은 가급적 아이들끼리 집에 두는 것을 피하는 것이다.
피치 못할 사정으로 아이들끼리 집에 두는 경우가 생길 경우 믿을 만한 이웃집에 도움을 청하거나 여의치 않으면 차라리 집 근처 놀이터에서 놀게 하는 것이 오히려 더 안전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는 관련 법규가 아직까지 없지만 미국이나 영국 등 일부 국가에서는 어린이를 집이나 차에 혼자 둘 수 있는 최소 나이를 법으로 정해, 강제하고 있다.
물론 매번 아이들끼리만 있을 때마다 아이들이 다치는 것은 아니다. 만약 아이들을 집이나 차에 뒀을 때마다 다친다면 아이들끼리만 집이나 차에 두는 부모는 아마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상황이 언제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에 비록 힘들고 불편하지만 아이들끼리만 집에 두는 것을 가급적 피해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 부부는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볼일을 볼 때면 항상 아이들을 데리고 다녔다. 여러 사정상 어쩔 수 없이 아이들을 직접 데리고 갈 상황이 아니면 본가나 처가에 맡겼다. 물론 아이들을 맡길 상황이 안될 때도 있었다. 그럴 때면 차라리 아이들에게 아파트 놀이터에서 놀고 있으라고 했다. 모르는 사람을 절대로 따라가지 말라는 주의와 함께 말이다.
하지만 비가 온다거나 늦어서 밖에서 노는 것이 더 위험할 경우 아이들에게 30분 단위로 전화를 하라고 했다. 그러면서 가급적 볼일을 빨리 보려고 했습니다.
집은 생각만큼 아이들에게 안전한 장소가 아니다. 가장 안전하다고 방심하는 순간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 따라서 여러분들도 각자 상황에 맞게 적절히 잘 대처하길 바란다.
자연재난행동요령 (국민재난안전포털)
https://www.safekorea.go.kr/idsiSFK/neo/sfk/cs/contents/prevent/prevent09.html?menuSeq=126
화재 대처요령 (대전광역시 소방본부)
https://www.daejeon.go.kr/dj119/CmmContentsHtmlView.do?menuSeq=43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