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것이 생겨서 하려고 할 때 현재 자신의 상태만으로는 하고 싶은 일을 당장 실행 하기에는 다소 무언가 부족할 때가 종종 있다.
돈이 없을 수도 있고, 시간이 없을 수도 있고, 같이 할 사람이 없을 수도 있는 등 하고 싶은 일에 따라 다르겠지만,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이러한 부족한 것들을 알았을 때, 현재 상황에 맞추어서 하고 싶은 일을 축소 수정해서 당장 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어떻게든 처음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해 시간은 다소 걸리더라도 부족한 부분을 채워서 하는 사람이 있다. 물론 포기하는 사람도 있다.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이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나이가 어린아이일수록 무언가 하고 싶은 일을 하려 할 때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대부분을 부모에게 채워 달라고 요구한다.
같이 놀 사람이 없으면 놀아 달라고, 사고 싶은 것이 있으면 사 달라고, 배고프면 밥 달라고 하는 등 그 요구사항은 매우 다양하다. 이렇듯 아이들에게 부족한 부분을 가장 쉽게 빨리 채우는 방법은 부모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능력이 뛰어난 부모라 하더라도 자식이 원하는 것을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모두 다 들어줄 수 있는 부모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식이 요구할 때마다 들어주고 싶은 것이 부모의 마음이다. 더욱이 아이가 어릴수록 부모는 아이의 요구를 맹목적으로 들어주고 싶어 한다.
나도 그 마음은 충분히 공감하고 이해한다. 하지만 부모의 즉각적인 반응 때문에 자칫하면 아이 스스로 생각하고 노력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어, 아이 스스로 생각하는 힘과 부족한 부분을 노력해서 채우려는 힘이 약해 질까 걱정이다. 더군다나 무슨 일을 할 때마다 부모에게 무조건 해결해 달라고 하는 부모에게 전적으로 의지하는 부모 종속적인 사람이 될까 두려운 것이 사실이다.
한번 아이 입장에서 생각해 보자.
아이 입장에서는 부모에게 요구하면 쉽게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데, 굳이 머리 아프게 그것도 욕구가 해결된다는 보장도 없는 방법을 생각하고 행동할까? 아마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아이 스스로 욕구를 해결할 수 있도록 부모가 가끔은 기다려 줄 필요가 있다. 스스로 해 보라고.
물론 부모 입장에서는 답답하고 안쓰러울 수도 있다. 그래도 내 아이가 하고 싶다고 해서 시작한 일이건 아이에게 한번 스스로 해 보라고 한 일이건 일단 아이 혼자 시작한 일은 끝까지 할 수 있도록 기다려 주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반드시 성공할 때까지 기다리라는 것은 아니다. 성공하든 실패하든 적어도 한 번은 시도해서 가급적 끝까지 할 때까지 기다린 후 ‘어떻게 했는지?’, ‘왜 그렇게 했는지?’ 등 복기하는 시간을 부모와 함께하는 것이 부모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아이가 ‘목이 마르다’고 할 때, 물을 먹이기 위해 컵에 물을 따라 주는 것이 아니라, 물 마시는 방법을 알려 주는 것이, 아이가 목이 마려울 때 스스로 물을 찾아 마셔 목마른 갈증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이다.
부모의 역할은 아이의 문제를 직접 해결해 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스스로 욕구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또는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 내가 스스로 채워서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나 그럴 경우 채우는데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고, 내가 아무리 노력한다고 해서 반드시 채울 수 있다는 보장도 할 수 없다.
그리고 막상 채웠다 하더라도 시기를 놓칠 수 있으니 내가 직접 채우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따라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 내가 직접 채우는 방법 이외에 다른 방법을 모색해야 하는데, 그 방법 중 가장 좋은 방법은 내게 부족한 부분을 이미 가지고 있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이다. 만약 그렇게 되면 나 혼자 할 때보다 훨씬 더 많은 일들을 훨씬 더 크게 그리고 훨씬 더 빨리 잘할 수 있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해서는 우선 나는 무엇을 잘하고 내게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그다음은 많은 사람들 중에 내가 필요로 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찾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 직접 겪어봐야 내가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누가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알게 된다. 즉 자연스러운 관계를 통해서 파악할 수 있는데 이러한 이유로 많은 부모들이 조금이라도 더 좋은 환경에서 아이를 키우길 원하며, 그로 인해 어려서부터 명문 유치원이나 학교를 보내려 하는 것이다.
명문 학교에 다니면 우수한 능력을 가진 또래 친구들을 인맥으로 만들 가능성은 분명히 높다. 하지만 요즘 같은 개방형 사회에서 꼭 명문 학교를 다녀야만 좋은 인맥을 쌓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서도 얼마든지 인맥을 넓힐 수 있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어떤 환경에 있든 우선은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나 내가 속한 사회에 있는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일차적으로 내 주변 사람들과 좋은 인맥이 형성되어야 그 사람들의 인맥까지 자연스럽게 흡수할 수 있으며, 결국에는 무한대로 인맥을 늘릴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겸손해야 하며 신의에 따라 일관되게 행동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인맥뿐만 아니라 부족한 부분을 채울 때는 반드시 합법적으로 채우는 방법을 익혀야 한다.
‘이 정도는 괜찮겠지’, 혹은 ‘남들도 다 하는데’라는 생각을 가지고 한 일들이 결국 문제가 되어 크게 도약해야 할 시점에서 발목을 잡는 안타까운 사례들을 많이 봤다. 따라서 조금은 힘들고 더디더라도 정도를 걷는 것이 결국에는 하고 싶은 일을 오랫동안 할 수 있는 길인 것이다.
급할수록 돌아가라고 했고, 급히 먹는 밥이 체한다고 했다. 아무리 하고 싶은 일을 빨리 하고 싶다 하더라도 부족한 것을 무리해서 급하게 채우려는 행동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간혹 부모는 다른 집 아이들에 비해서 우리 아이에게 못해 주는 것이 있을 때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질 수도 있다. 물론 더 잘해주고 싶은 마음은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아무리 능력이 좋고 부모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의 노력을 다 한다 하더라도 어차피 부모는 아이가 원하는 것을 모두 다 들어줄 수 없다.
그래서 부모는 아이가 원하는 모든 것을 다 못 해준다고 자책할 필요가 없다. 중요한 것은 아이가 하고 싶은 일을 오랫동안 하면서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 당장 하고 싶은 것을 해 주는 것보다 더욱 부모가 아이에게 해야 할 일이다. 그러므로 독하게 마음먹고 오히려 풍족하게 해 줄 수 있는 일도 다소 부족하게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사람은 무언가 부족해야만 채울 고민을 하고, 아쉬워야 개선할 고민을 하기 때문이다. 인류 역사를 통해서도 자원이 풍족한 환경에 있었던 나라보다는 척박한 환경에 있었던 나라들이 상대적으로 오랫동안 더 잘 살았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