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조용한 책상 위에서 준비하는 하루

by 김유경

그림을 그린다.

그림을 그리는 직업을 가지면서 아이들을 가르쳤고, 공모를 넣고 떨어지고를 반복하기도 하고..공모를 넣고 떨어지고, 그림을 그리고, 돈을 생각한다. 세상을 바라보며 슬퍼하고, 창작하는 일이 얼마나 의미가 있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한다. 사실은, 생각이 너무 많아서 생각이 생각을 잡아먹는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그림을 그린다.

그림을 그릴 때 세상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를 감각할 수 있다.

행복감이란 건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그 순간을 함께 나누는 순간만큼은 기억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그 순간을 더 나누고 싶었다.

전시장에서 관객분들이 건네주던 말, 그림책과 시집과 에세이를 상상하고 전해주는 마음들.

나의 작지만 소중한 작업들을 소중한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어졌다.

그마음은 3년 정도 이어졌다.

전시의 제목과 그림의 제목들이 나에게 말한다.

책을 만들어라!


책을 만든 적이 있다. 2017년 정도쯤 독립출판 워크숍으로 책을 만들었었다. 컴퓨터 사용도 서툴렀고, 지금도 디자인 프로그램을 잘 다루지 못하지만, 정성만은 가득히 담고 싶었다. 책마다 직접 실로 엮고, 한 권마다 쪽지를 남기고 스티커를 남겼다. 그때의 순간은 20대의 기억에서 가장 강렬했다. 물론 재고는 아직 남아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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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토끼, 김육영, 2017



2024년도에 작품집을 만들고 난 후, 그 마음은 더 강렬해졌다.

책을 만들고 싶어졌다!

나만의 책을 시리즈로 내고,

아끼는 작업물들을 기록물로 공유하는 순간과

언젠가 책방에 놓일 일을 상상한다.


전시만큼이나 강렬하고, 멋진 순간이 될 것 같았다.

작업의 세계를 책임지고, 그 세계를 확장하키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래서 1인 출판사를 시작하기로 했다!


과정이 복잡한 듯, 쉬운듯 여러 감정이 교차한다.

불안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는 모든 단계가 어렵다.

글자 하나 하나가 다 나를 가로 막는 기분이 들었다.

그렇기에 더 소중한 기억이 될 것 같다.

그 기억과 순간을 하나하나 공유해보고자 한다.


아직 시작이지만 , 그 순간의 여정과 2026년 한 해의 순간을 함께 나누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