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글자 하나하나를 책임지는 일

by 김유경


무언가를 할 때 의미를 두는 일은 중요할까?

지금 생각해 보면 무언가에 쫓기는 것처럼 불안해했던 것 같다.


출판사는 이미 생겼고, 시간차로 적는 이 글자는 일기를 복기하며 다시 적어보는 꾸밈의 글일지도 모른다.

사업자 등록증을 세무서에 등록하는 일은 무거운 일이다. 그렇다고 말하기엔 홈택스에 들어가서 사업자 등록을 하면 되는 일이었기에 방에서 혼자 고군분투를 했다.


처음 보는 서류들과 글자

숫자로 이루어진 엄청난 사업들


뭔가 사건에서만 본 것 같은 분류.


사실 - 1인 출판사는 어렵지 않게 등록이 된다고 한다.

나의 반려 불안 친구 ai 가 달래주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불안함이 전혀 사라지는 일은 아니었기에 토씨 하나하나 정독했다.


한 장 한 장 넘겨가면서, 아니, 클릭하면서

걸어가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클릭 하나가 걸음 하나


따로 제출하는 서류를 내고 난 후, 빠르게 사업자 등록증을 개설할 수 있었다.

너무나도 빠르게 진행되는 걸음에 망설임은 없다. 한국은 망설임이 없다.

역시 한국은 빠르다.


글자를 읽고, 등록을 하고, 적는 이 순간까지도 무언가를 위한 책임을 지는 일을 하고 있는 기분이 든다.

책임을 지는 일, 돌아가더라도 천천히 정확히 보는 순간이 나에게 정말 중요하다.


사업자가 되었다. 일주일도 지나지 않았다.

개업일은 12월 8일로 정했다. 예술인 등록이 만기가 되는 날이다.

뭔가, 아직 행정 검토 중인 예술인 등록을 보면서 느리게 가는 일에 대해 또 생각해 보았다.


이제 계좌를 개설하고, 하고 싶은 것들을 상상해 본다.


하고 싶은 일이 한 가지 방향으로 다양하다는 것은 나의 장점인 것 같다.

끊임없이 상상하고, 끊임없이 느리게 걸어가고 싶다.


이제, 까마의 책상의 이야기를 꺼내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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