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을 잊은 그대에게

by 까막

낭만적이지 않나요, 별을 잊은 그대에게.


이 문장은 대학교 때 교양수업 제목이었답니다. 천문학과 교수님께서 진행하시던 수업이었어요.


외워야 할 것들이 많았고, 게으름 피워 학점도 좋지 않았지만 대학교 때 들은 교양 중 손에 꼽는 수업입니다. 왜냐하면 조별로 별을 보러 가야 했거든요.


여러분은 별을 보러 가신 적이 있으실까요? 가다 보니 별이 보인 것 말고 별 자체를 보러 간 적이요.


전 이 수업 전에 한 번 있었답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과학 수업 중에 별자리를 찍어오는 숙제였어요. 그 당시에는 꿈이 과학자라 과학 수업 때 유독 열심이었는데, 도시에선 별이 보이지 않아(도시도 아니었어요. 읍이었는데도 안 보이더라구요.) 아버지를 졸라 주말에 시골 할아버지 댁까지 갔었죠.


저택 옥상. 고개를 들면 까만 밤. 밤공기가 시원했어요. 스읍- 하고 공기를 마시면 머리가 맑아졌어요. 정면에는 산들이 보였고, 아래를 내다보면 주황색 가로등이 띄엄띄엄 있었죠. 시골이다 보니 높은 건물이 없어, 이 모든 것을 한 번에 볼 수도 있었죠. 그리고 다시 밤하늘.


별이 참 많았어요. 반짝반짝이라는 단어가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별도, 책 <<아홉 살 인생>>에서 처음 배운 ‘명멸’하는 별도 전부 저에겐 별이었어요. 제 옆에서 절 바라보는 아버지까지.


자그마한 흰색 디지털카메라 안에는 별이 없었어요. 화소니 렌즈니 알 수가 없었던 저는 시무룩하게 옥상 계단을 내려왔었죠.


다시 별을 잊은 그대에게. 조원들과 가장 청명한 날과, 청명한 하늘을 골라 차를 타고 갔어요. 새까맣다 못해 쌔까만 밤하늘이 우리를 반겼죠. 저희가 저벅저벅 걷지 않았더라면 정말 우주 속에 있는 것 같았을 거예요.


밤하늘을 올려다보는데, 키가 커져서 그런지 별이 더 가까워져 있는 것 같았어요. 조용히 하자고 한 사람이 아무도 없는데 다들 약속한 듯이 가만히 별만 봤죠.


가만히-


무언가 울컥하고 올라오더니 명치에 딱 걸렸어요. 뭔지는 모르겠어요. 눈물인 것 같기도 하고, 그리움인 것 같기도 하고. 별은 저에게 아무 말도 안 했어요. 다만 가만히 저를 바라봤어요.


가만히-


이 날 역시도 별이 잘 찍히진 않았어요. 그렇지만 참 행복했답니다. 별 하나에 그리움과, 별 하나에 아버지, 별 하나에 지금. 별 하나에 이것도 추억이 되겠지? 하면서요.


여러분도 오늘 밤에 고개 들어 별을 한 번 찾아보시는 건 어떠세요? 별을 잊은 그대에게.




대수롭지 않은 일을 심각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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