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나는 어른들에게 욕을 들었다

by 까막

나는 아무런 사정을 모른다.


사회책에서나 볼 법한 풍경을 명절 때마다 보는 나였다. 여자들은 부엌에 들어가 있고, 양복 입은 남자들은 스무 명이 넘게 마당에 서서 절을 올렸다.


여느 때와 같은 명절이라고 생각했다. 장손이었던 나는 사촌동생들을 데리고 이름이 잘 기억나지 않는 무덤에 갔다 왔다. 저택 문을 열고 신발을 벗는데 고함소리가 들렸다. 중문을 여니 더 크게 들렸다. 나는 동생들을 메주 말리는 방으로 보냈다.


혼자 남아 거실에서 서성였다. 재산을 어떻게 할지에 대한 얘기였다. 각자 본인의 노력과 억울함을 호소하는 것 같았다. 벌컥! 하고 문이 열렸다. 둘째 작은 어머니와 뛰쳐나오고 나의 어머니가 따라 나왔다. 그들은 나를 지나쳐 부엌으로 들어갔다. 몇 번의 고성이 오갔다. 그러다 씨발!이라는 단어가 들렸다.


씨발? 부엌문은 유리로 되어있었다. 옛날 델몬트 주스병 같은 느낌이었는데, 햇빛을 영롱하게 만들어주어 남몰래 좋아했었다. 나는 그 유리문을 주먹으로 깨뜨렸다.


씨발? 사실 욕은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종종 하고, 어머니 역시 어딘가에서 욕을 하실 수도 있겠다. 난 지금에서는 그 행동을 몹시 후회하지만 그때는 자제력이 부족했다.


막내 아버지는 뛰쳐나와 나의 멱살을 잡고 흔들었다. 어른들이 얘기하는데- 류의 말씀이었다. 나는 어른들이 메주 말리는 방의 아이들보다 못하다는 생각에 고래고래 악을 질렀다. 버릇없는 모습이었지만 나의 멱살을 오래 잡고 계시진 않았다. 나의 오른손에서 피가 뚝뚝 떨어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산에서 굴렀다고 해라.


응급실로 가는 차 안에서 아버지는 나에게 말했다. 어떻게 굴려야 이렇게 되는지 물어보지 않을까요?라고 되묻고 싶었지만 참았다.


네가 우리를 혼내줬구나.


내가 내리기 전에 건조하게 툭 던지시고는 다시 저택으로 가셨다. 당시에는 내심 뿌듯함을 느꼈으나 아버지에게 우아하게 혼이 난 것이라는 걸 시간이 흐른 뒤에 알았다.


수술로 손에 박힌 유리들을 빼냈다. 난 발가락이 아팠다. 악을 지를 때 막내아버지에게 밟힌 모양이었다. 다음 학기에 나는 중국으로 교환학생을 떠났다.


발톱은 흑사병에 걸린 것처럼 검게 변했다. 그래서 중국에서 만난 친구들이 축구를 하자고 할 때 난 하지 못했다. 그 사실을 모르는 발톱은 천천히 자라났고, 새로 자라나는 부분은 색이 희었다.


발톱이 다 자라 검은 부분은 톡 하고 부러졌다. 나는 그것을 보관할까 생각했지만 그러지 않기로 했다. 아직 새살이 돋지 않은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대수롭지 않은 일을 심각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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