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많은 옵션, 그리고 허리가 휘는 교육비
5년 전 아이들을 낳을 때만 해도 이렇게 빨리 아이들 교육 문제를 고민해야 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사실 지금도 한국에 있었다면 그리 큰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한국 나이 7살이 되는 내년 영어유치원을 보낼 것인가 정도를 고민했을 거다. 그런데 싱가포르에 오니 초등학교만 생각해도 많은 선택지가 있어 고민에 빠지게 되었다.
싱가포르 공립학교는 어떤가?
싱가포르는 초등학교부터 교육이 엄격하기로 유명하다, 싱가포르는 초등학교 5학년 때 치르는 시험이 인생을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어린 나이부터 공부를 해야 한다. 한국은 입시 지옥에서 아이들을 벗어나게 하려고 애를 쓰는 것과는 조금 다른 모습이다. 그런데 외국인으로서 우리 아이들의 문제는 중국어이다. 집에 아무도 중국어를 쓰지 않는 환경에서 아이들이 중국어를 익혀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한국 나이인 6살부터, 사실 5살부터 중국어 과외를 해 아이들 중국어 수준을 높여 학업을 할 수 있는 수준이 되어야 한다. 여긴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인 한국 나이 7살만 되어도 한자로 일기를 쓰게 시킬 정도로 교육 강도가 높은데 과연 그 수준까지 아이를 교육시킬 수 있는가? 게다가 공립 초등학교 입학 문턱이 외국인에게는 현재 매우 높다. 별도로 시험을 치러야 하고 학교는 거주지와 상관없이 교육부에서 배정해 주는 곳으로 가야 한다. 아이들 중국어 문제도 그렇고 원거리 배정이 확실시되는 점 등을 감안할 때 그다지 좋은 선택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국제 학교는 어떤가?
싱가포르에 엄청나게 많은 학교가 있는 것은 둘째치고 일단 비용이 문제다. 저렴한 학교도 연간 18,000 SGD을 부담해야 하며, 비싼 곳은 50,000 SGD까지 부담해야 한다. 평균적으로 30,000 SGD 정도를 생각하면 되는데, 아이 둘을 동시에 보내는 입장에서 매우 부담스러운 금액이다. 게다가 학교마다 학제와 커리큘럼이 다르다. 일반적으로 8월에 입학을 하는 학교가 대부분이고, 미국 학제와 영국 학제가 주류를 이룬다. 연간 학비 30,000 SGD만 해도 둘이 60,000 SGD, 그리고 기타 비용을 감안하면 연간 70,000 SGD 이상을 교육비에 쏟아부어야 한다. 과연 그런 가치가 있는 일인가 고민이 안 될 수 없다. 가능한 좋은 곳을 보내려는 부모 마음이 발동하면서도, 우리 부부가 벌어서 교육비를 전액 부담해야 하는 현실을 감안할 때 총 학비 50,000 SGD 이상은 부담하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어떤 학교가 있는가?
20,000 SGD 정도 학비를 내는 학교는 몇 개 있다. 한국 국제학교, Middleton. One World, Invictus, SMMIS, 그리고 IFS가 있는데, One World, SMMIS, 그리고 IFS는 현재 사는 곳과 거리가 많이 멀다. 그렇게 보면 Middleton, Invictus, 그리고 한국 국제학교가 남는다. 지금 생각은 미들턴과 한국 국제학교 중 배정이 되는 곳으로 가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미들턴은 다른 학교와 다르게 학기가 1월에 시작이라 학제 부담이 없고, 한국 국제학교는 향후 한국을 들어가게 될 때 아이들이 조금 더 쉽게 적응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사실 학비는 한국 국제학교가 12,000 SGD 수준으로 다른 학교와 비교하여 엄청 저렴해서 학비만 보면 고민을 할 게 없다. 다만, 수업의 많은 부분이 한국어로 진행이 되고, 영어는 따로 배우는 시스템이라 아이들 영어 습득이 얼마나 가능할지가 관건이다. 내가 일을 영어로 해보니 다른 언어는 몰라도 영어는 나처럼 완전한 외국어가 아니라 아이들은 영어가 제2의 모국어 정도 수준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되면 나중에 아이들 성인이 되었을 때 큰 도움은 되지 못해도 기회가 왔을 때 영어 때문에 나처럼 힘들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한국 국제학교를 보낸다고 하면 아이들 영어 수준이 충분히 올라갈 수 있는지 가늠해 보는 게 중요할 거 같다.
아이들 미래가 교육에 달려있는 건 아닌가?
내가 자랄 때 한국은 아이 교육에 선택지가 그렇게 많지 않았다. 초등학교 가기 전 유치원을 가면 가정 형편이 괜찮은 축이었고, 좀 사는 집(?)은 유치원을 2년 보내기도 하던 시절이다.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 유치원을 보내지 않는 집도 꽤 있었다. 그리고 내가 초등학교 때 다니던 학원이라 봐야 피아노나 태권도가 전부이던 시절이니, 가정 형편이 되면 보내고 그렇지 못하면 보내지 않아도 큰 탈이 나지 않는 그런 시절이었다. 아마 우리 부모님은 지금 우리보다는 고민이 덜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렇게 자랐던 내 앞에 이렇게 많은 선택지가 나타나니 압도당하는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나와 와이프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아이의 경험이 달라진다고 생각하니 막중한 책임감까지 든다. 하지만, 아이들 미래에 학교 교육만 영향을 미치는 걸까? 그건 아닐 것이다. 따라서 우리 부부가 해줄 수 있는 만큼 아이들에게 교육 경험시키는 게 아이들을 위한 우리 부부의 몫이라는 결론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