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회사를 옮기게 되면서 모티베이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 주말이던 새벽이던, 눈이 떠져 있으면 일을 할 수 있게 하는 모티베이션은 어디서 오는 걸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전형적인 대기업 직장인으로 일을 최소한으로 하면서 최대한 급여를 받고 싶어 했다는 점을 먼저 밝힌다. 적극적으로 일할 필요는 굳이 없다고 믿었다. 내게 주어진 일을 최소한의 노력과 시간을 들여 적당한 선의 성과를 낸다면 괜찮은 직장생활을 하는 것이라 믿었다.
하지만, 법인장 역할을 맡아 일해보니, 나도 모르게 지금까지 해 왔던 생각과 정반대로 행동하는 나를 발견하게 됐다. 누가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 하지 않았음에도,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내 회사가 아님에도 내 회사인 것처럼 일하게 됐다. 누구보다도 더 적극적인 직원이 됐고, 주어진 일을 하기보다 일을 찾고 있다.
이렇게 된 이유가 무엇일까?
먼저 금전적인 보상을 생각해봤다. 전에 비해 급여가 오른 것도 사실이고 휴지가 될지는 모르지만 얼마간의 스톡옵션도 부여받았다. 하지만 시간당 임금으로 따져보았을 때 그 전 직장보다 현격하게 급여가 올랐다고 보기 어렵다. 그 정도 돈을 더 번다고 해서 내 인생이 바뀔 리 없기에 급여는 이 모티베이션의 배후에 있는 것 같지 않다.
더 커진 책임과 권한을 생각해봤다. 회사 사이즈는 엄청나게 줄었지만, 한 지역을 맡아 키워내야 하는 일이기에 그 책임과 권한은 무한대에 가깝다. 성과를 낸다면 얼마간의 투자도 이끌어 낼 수 있다. 본사가 투자를 하지 못하더라도 이 지역에서 새로운 투자자를 찾을 수도 있는 일이다. 이런 부분에서 가끔씩이지만 희열을 느낀다. 사람도 뽑아야 한다. 가장 중요하고 힘든 일, 그러면서도 내게 가장 큰 리워드를 주는 일이라 생각한다. 좋은 사람을 만나는 일, 또 그 사람을 뽑아 내가 생각하는 일이 잘 될 때 오는 성취감 등이 리워드다. 다양한 국가를 커버한다는 점도 내게 큰 도전이면서도 내 성취욕을 끌어내는 부분이다. 도화지 위에 이제야 막 선을 긋고 있는 중이지만, 수년 전만 해도 그게 부담으로 다가왔다면 이제는 기꺼이 도전해봄직 한 일이 됐다.
앞으로 2~3년 내가 생각했던 일, 해보고 싶었던 일을 마음껏 해볼 수 있다는 기대감도 큰 리워드다. 성과는 아무도 모른다. 잘 될 것이라 믿고 수많은 어려움을 넘어가면서 최선을 다하겠으나, 최선을 다하는 것과 성과는 별개다. 하지만, 단 하나 분명한 건 내 한계를 체험할 수 있다는 것, 원하는 만큼 일을 해볼 수 있다. 따라서 후회 같은 건 남지 않을 거라는 점도 좋은 점이다.
돈에서 오는 모티베이션도 물론 있다. 어느 정도 수준의 금전적 보상까지는 그렇다. 하지만 일정 수준이 넘어가면 돈이 전부가 아닌 지점이 나오고, 그 이후는 내게 어떤 경험을 주느냐가 모티베이션의 근원이 된다. 지금 내게는 무한에 가까운 권한과 책임이 모티베이션의 근원이다. 앞으로 수년간 마음껏 즐길 예정이다. 그리고 이런 기회가 온 걸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