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나이로 6살, 자아가 형성되고도 남을 나이, 우리 아이들 자기 멋대로 구는 게 일상이다. 주 7일 내내 이런 아이들과 같이 있다 보니 아빠인 나는 아이들이 말 안 듣고 짜증내고 떼를 써도 잘 참아내면서 아이들을 돌본다. 수영장에 가면 가관이다. 늘 아빠 옆에서 놀려고 하고, 안아달라, 튜브 밀어달라 난리도 아니다. 밥 먹으러 가면 더하다. 아빠 옆에 한 아이가 내가 앉는다 하면 다른 아이는 아니다 내가 앉는다 난리다. 그러다 맘에 들지 않으면 소리도 지른다. 어쩔 수 없이 아이들을 혼내기도 달래기도 하면서 돌본다.
이번 주말, 평소 목소리가 자그마한 와이프가 아이들을 대할 때 목소리를 부쩍 크게 내고 있다. 5일은 회사에서 2일은 아이들과 함께 하니, 부쩍 아이들이 말 듣지 않는 게 참기 힘든가 보다. 회사에서 대화가 통하는 어른들과 일하다 가정에 와 말이 통하지 않는 아이들과 대화하는 게 쉽기야 하겠는가. 이런 이야기를 내가 하니, 와이프 왈 “내가 한국에 있을 땐 오빠가 애들 잘 못 참아 냈어”라고 한다. 맞다. 직장을 다녔지만 아이에 더 많은 시간을 쏟았던 와이프는 한국에서는 지금의 나 같았다. 아이들이 말 안 들어도 잘 얼르고 달래면서 아이들을 잘 보았다. 반면 나는 세일즈 하는 사람이라 저녁 약속이 많아 아이들과 시간을 와이프보다 덜 쓸 수 있던 터라 아이들이 말 듣지 않으면 잘 참지를 못했다. 그러던 내가 싱가포르에서 아이들을 24/7 보다 보니 나도 모르게 익숙해지면서 아이들에 대한 태도가 바뀐 거 같다. 내가 경험하고 보니 육아는 시간을 얼마만큼 투입하느냐가 굉장히 중요한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모든 부분에서 부부가 똑같은 역할을 할 수는 없다. 부부가 성향이 다르기 때문이다. 나는 와이프보다 요리나 집안일, 그리고 재무관리를 잘하고 관심이 많지만, 와이프는 나보다는 육아, 교육, 그리고 여행에 관심이 많고 잘 다룬다. 이 때문에 육아는 내가 덜 챙기곤 했는데, 상황이 바뀌어 내가 육아를 최우선으로 챙기다 보니 와이프가 아이를 돌볼 때 어땠는지 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 뭐가 그렇게 힘들다고 하는지 와이프가 잘 이해가 안 될 때도 있었다. 내가 경험해보니 처음에 나는 아이들 보는 게 힘들지는 않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내 몸이 반응하는 것을 보면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와이프와 같이 아이들을 보게 되는 주말이 돼서야 잠을 푹 자게 되고, 컨디션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육아는 힘든 일이었다. 덤으로, 짧은 기간이지만 와이프가 경제적 책임을 전적으로 책임지는 가장으로서의 역할이 와이프에게 좋은 경험이 되고 있다.
여성이 출산을 계기로 출산휴가 또는 육아휴직을 하는 것처럼 기회가 된다면 남성도 전업으로 아이를 보는 시간을 가지는 게 좋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육아가 힘든 건 사실이지만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좋다. 그리고 부부끼리 서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것도 참 좋다. 남편이 전업으로 아이를 보는 동안 와이프도 전적으로 경제를 책임지는 경험을 해보는 것도 좋은 거 같다. 이렇게 서로 상대방의 입장을 경험해 보면 상대방을 더 배려하고 이해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